낡지 않고 깊어지는 삶

2025

by 그레이스


1. 요즘 방송인 강주은 씨의 유튜브를 자주 본다. 단아한 인상도 좋지만, 무엇보다 '많은 것보다 좋은 것 하나를 고르고 아끼는' 그녀만의 방식, 그리고 짜임새 있게 보내는 일상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물건을 함부로 다루지 않고 오래 간직하는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묵직함이 있다. 물건만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이 전체적으로 꽉 채워져 있는 느낌이랄까. 주변은 늘 정돈되어 있고 대충대충 하는 일 없이 하나라도 제대로 해내며 삶을 진지하게 대한다.


2. 최근 '퍼펙트 데이즈'라는 영화를 보았다. 공공 화장실 청소 일을 하는 주인공이 본인의 방식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느린 템포로 따라가는 영화였는데 인상적인 것은 남자의 확고한 취향이었다. 고단한 일상이지만 일정한 시간에 빠짐없이 책을 읽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흐름대로 하루를 단정히 살아간다.


좋은 취향과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것은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내 삶의 선을 지키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눈에 띄지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오랜 시간 좋은 것들을 선택하며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3. '손길이 닿을수록 반들 반들 윤이 나는 게 진짜 좋은 물건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낡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깊어지고 좋아지는 것들. 그런 것들로 인생을 채우고 싶다. 물건도, 시간도. 급하게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가치를 더해가는 것들로 말이다. 나 또한 '낡지 않고' 깊어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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