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대처하는 변태적 속성

일신잡담

by 꿈꾸는 엄마

애써 외면하던 불안과 기어코 눈을 맞추고 말았다.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순식간에 칠흑 같은 어둠의 그림자에 뒤덮여 꼼짝달싹 하지 못하는 꼴이 된다.

한줄기 빛에 겨우 희망 한가닥을 널어놓고 그냥 때가 나에게 오길 기다리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

이토록 나는 나의 삶에 게으르다.

어이없을 만큼 나태한 나의 육신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꾸역꾸역 이어가는 나를 멸시하여도 상관이 없으니

나를 내팽개쳐주길 기도하는 나를 배신하는 나.


이렇게 나를 혐오하고 괄시하고 쓰레기통에 쳐 박아 넣고 진동하는 악취를 맡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삶의 기품을 꿈꾸는 변태 속성.


고통을 음미할 때 비로소 알게 되는 삶의 위안.


그래서 나는 자기 비하와 고통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좋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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