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에 저희 아파트에 화재가 일어났었어요. 저희 둘째 아이가 간식을 해 먹으려고 냉동 닭가슴살을
뜨거운 후라이팬에 넣자마자 불이 주방 천장까지 확 붙어서 주방이 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아들이 천장에
불이 붙자마자 놀래서 밖으로 나와 경비아저씨께 말씀드려 연락해서 소방대원들이 오셔서 불을 빨리 끌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도 위층으로 불이 타고 올라가 더 큰 화재가 될 뻔했습니다.
그 시점에 제가 새로운 일을 추가해서 시작했던 시점이라 정말 분주했던 때였습니다.
집에 와보니 전기는 다 나가고, 바닥은 물 홍수가 되어버려서 앞이 까마득했네요. 인근 지인께서 전화를 주셔서 빨리 집으로 오라고 해서 근무 중 집으로 급하게 왔었습니다. 아들은 놀래서 구급차에 타고 있었고, 지인도 오셔서 저희 집 물 찬 것을 같이 치워 주셨습니다. 관리실에서 빌려온 헤드랜턴과 청소 도구들로 바닥 물을
뺐습니다. 급한 것부터 처리해야 할 것 같아 전기 기사님을 불러 거실 불이라도 들어올 수 있게 임시적으로
부탁드렸어요. 그날 저는 아이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과, 소방서에 빨리 연락해서 불을 빨리 꼈다는 것과,
전기 기사님 덕분에 거실 불이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사였습니다.
그날 저희 딸도 친구에게 소식을 듣고 울면서 들어오고, 저희 남편도 속상해서 안 먹던 술을 1병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놀래서 들어온 아들은 '죄책감에 아파트에서 떨어서 죽을까?'라는 생각은 했었다고 하네요.
저는 놀라고 슬픔에 잠긴 가족들을 진정시키고 원래 하던 루틴을 이어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화재 공사 전문 업체를 불러 화재 후 일처리 등을 물어보고, 자문을 구해 보수 공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보수공사를 위해 짐을 빼서 임시 머물러야 할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이러던 과정들이 길어졌습니다.
환경이 바뀌게 되니까 여러 가지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몇 년 후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려고 했었는데,
아들 때문에 전체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게 되었어요.
화재 후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감사였습니다. 현재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늘 꾸준히 하는 습관 덕분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제가 중심을 잡고 바로 서있으니까 문제가 기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