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깨우 저수지는 치앙마이 대학교 안에 있다. 도서관을 나와 조금 걷다 보면 닿는, 학생들과 동네 사람이 산책하는 곳이다. 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온다고 하지만, 나는 해가 저물 무렵을 좋아한다.
오늘 문득, 일몰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를 그 속에 담아두고 싶어졌다. 근처에서 이야기 나누던 젊은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흔쾌히 웃으면서 그러마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또 다른 학생이 휴대폰을 빼앗듯이 가져갔다. 가로로 몇 번, 세로로 몇 번 사진을 찍더니, 조금 더 옆으로 오라며 배경이 잘 보이는 자리로 나를 옮겨 세웠다.
그녀의 무해한 미소 앞에서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나는 친절에 약한 사람이다. 웃음하나, 미소 한 번에도 마음이 곧잘 흔들린다.
웃음이 오해를 부를까 봐 염려했던 때가 있었다. 친절이 비굴해질 수도 있다는 마음, 때때로 설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그저 무례한 사람만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녀의 웃음에는 뒤가 없어서, 나는 기꺼이 그 친절을 받아들였다. 무엇이 그렇게 겁이 나, 오래도록 경계를 만들어 왔을까. 어둑해진 저수지를 따라 걸으며 생각했다.
이곳의 말에는 모서리가 없다. 글자 모양마저 둥글어서 읽어보려 애쓰기 전에 마음이 먼저 누그러진다. '인디 티다이 루짝'을 입안에서 굴려보았다.
친절은 나를 방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