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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묻는 사람 K Jul 25. 2021

사람이 사람을

"이제 세상이 달라져서 사람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되죠?"


"말하고 싶지 않은 건 말하지 않아도 돼, 화나면 화내도 돼, 울고 싶을 때 울어도 돼.

 대답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그런데 누가 너를 때리거나, 아프게 하면 그때는 꼭 이야기해줘. 선생님이 너를 도와줄 수 있게 꼭 이야기해야 돼."

 

"세상이 달라져서 사람을 때리는 건 안 되는 거죠?"


"약속할 수 있지? 누가 너를 때리거나, 괴롭히면, 선생님한테는 꼭 말해야 돼. 알았지?"


"어른이라도, 엄마라도 선생님이라도 때리면 안 되는 거죠?"


 

J와 내가 사는 동안 '달라진 세상을 볼 수 있을까?'기적을 꿈꾸다가, '사람이 사람'까지는 아니라도,

장난처럼, 생각 없이, 그냥 화가 나서, 눈에 띄어서, 그래도 괜찮으니까, 싫어하는지 몰랐으니까, 반응이 재미있어서, 남들이 다 하니까, 지능이 모자라니까,

그 말 같지 않은 이유로 J가 당하지 않는 세상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달라졌다는 걸, J는 아는데 너희들은 모르는구나.

고스란히 되돌려 받을 날 있을 거다.   

네 번째 만남에서야 겨우 입을 뗀 '사람이 사람을'이란 말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열대야가 연일 계속됨에도 서늘한 퇴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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