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엄마 구석마당 우리 안에는
혼자 남은 수탉 한 마리가 있다.
암탉은 세상을 떠났고,
이제 그 녀석만이 홀로 새벽을 연다. 친정에서 하룻밤 잘 때면 눈 뜨기도 전에 시작되는 합창
- 수탉의 꼬끼오와 개의 멍멍이가
어우러져 잠을 깨운다.
그래도 엄마와 나란히 누운 새벽이
싫지 않다.
수탉을 보면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내 나이 여섯 살, 처음으로 코피를 쏟았던 그날 말이다.
폐기된 정미소 자리는 어릴 때 그곳은 자리한 낡은 닭장. 호기심 많은 꼬마였던 나는 철망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닭들을 구경했다. 아마 장난기 가득한 손짓으로 녀석들을 건드렸나 보다.
그때였다. 수탉이 펄럭 날아올라 내 코를 정확히 찍었다. 아픈 것보다 놀란 마음에 울음부터 터졌는데, 손으로 코를 잡으니
빨간 피가 흘러내렸다.
'그래서 내 코가 이렇게 생긴 건가...'
지금도 거울을 볼 때면 가끔 그 수탉이 원망스럽다.
몇 년 전 남동생의 전통혼례식. 보자기에 곱게 싸인 닭 한 쌍이 올라왔다. 발이 묶인 채로 말이다.
혼례가 끝나고 관계자가 말했다.
"이 닭들 가져가세요."
발이 풀린 닭들이 마당을 뛰어다니자,
오빠가 나서서 둘 다 잡았다.
아마 나는 잡는 것 포기했을 거다.
나와 딸은 닭띠 띠동갑이다.
어느 날 전셋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들이 갑자기 소리쳤다.
"엄마, 누나 친구 왔어! 나가봐!"
"누가 왔다고?"
"아니, 닭이 꼬꼬 하면서 나오라고 하잖아!"
우리 모녀가 닭띠라서,
아이 눈에는 정말 닭들이 엄마와 누나의 친구로 보였나 보다.
그날따라 유독 시끄럽게 울어대던 동네 닭들의 합창이 마치 우리를 부르는 소리 같았을까.
곧 무더운 여름이 온다.
의사들도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한다고 하니, 이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까.
뜨거운 여름날,
뜨거운 삼계탕 한 그릇으로
건강을 챙기는 것. 그 속에도 닭과 함께한 우리의 일상이 담겨있다.
꼬꼬댁, 때론 미웠고 때론 고마웠던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온 소소한 추억들. 이런 것들이 모여 우리의 일상이 되고,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