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너를 넣어 두었다
책장에 꽂힌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제목이 서랍에 너를 넣어 두었다로 읽혔다.
그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 조용히 간직해 두었던 너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잊으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자꾸만 생각나는 너를
마음의 서랍에 조심스럽게 넣어 두려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서랍은 마치 숨겨둔 보물처럼, 달콤한 사탕처럼 자꾸만 열어보고 싶어진다.
그 안에는 함께한 시간들의 따뜻한 온기와 너의 목소리가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다.
한강의 시집은 삶과 죽음, 고통과 사랑의 경계에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탐구하며,
침묵과 어둠 속에서 더욱 명징해지는 존재와 언어를 투명하게 대면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이러한 시집을 통해, 나는 너를 마음의 서랍에 넣어 두는 것이 잊음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기억이자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마음이 조금 혼란스러워 서랍을 조용히 열어본 날,
나는 그 안에서 너를 다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