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했던 츄러스처럼
오늘의 커피는 유난히 썼다.
단맛으로 눙칠 수 없는 피로가 있었고, 어설프게 위로를 건네는 당도는 오히려 피로를 각인시켰다.
설탕 묻은 츄러스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오래 씹었다.
입안이 조용해질 때까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게 되기를 기다리며. 하지만 그런 바람은 늘 실패로 끝났다.
어느 틈에 커피는 마음까지 데우고, 결국 이 밤을 깨어 있게 만든 것은 단 하나의 이미지였다.
스탠드 불빛 아래 노트북을 열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마우스를 움직이며 폴더를 클릭했고, 예기치 않게 오래된 사진이 화면을 채웠다.
준비되지 않은 마음 앞에,
준비된 시간처럼.
사진 속 우리는 웃고 있었다. 정면을 응시하지 않았고, 포즈도 과하지 않았다. 그저 웃고 있었다. 누구의 눈도 의식하지 않은, 잠시 잊고 있었던 웃음.
나는 화면을 닫지 못했다. 감정에 사로잡힌 것도 아니고, 회상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 정확한 감각, 내가 그 장면 안에 다시 들어가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너는, 내 손을 잡으려 했다. 그때의 나는 그 손을 아주 조심스럽게 피했다.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분명히. 거절이라기보다는 주저함에 가까운 몸짓이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떤 거리감은 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그 관계의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조심했고, 때로는 멀어졌다. 그러면서도 그 거리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네가 나보다 더 많은 시선을 감당해야 했고, 나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경계선 위에서, 우리는 조용히 서로를 견디고 있었다.
나는 너를 놓았다. 하지만 그날의 웃음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것, 웃음은 꾸밀 수 없는 감정이고, 사진은 그걸 영원히 보관하는 매체였다.
그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서둘러 닫았을 것이다. 이제는 덜 아파서라기보다, 그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다. 변화는 종종 이렇게 찾아온다. 이유 없이,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그날 이후 나는 많은 시간을 지나왔다. 익숙한 상실들,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들, 피하지 못한 일들과 피했던 사람들. 그 속에서 유독 너는, 잊힌 적이 없었다.
우리를 생각하면 종종 이런 의문이 남는다. 왜 그렇게 가까웠는데 평안하지 않았을까. 애틋한 기억은 많은데, 온전한 안심은 없었다.
우리는 늘 언저리에 있었고, 여백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처음부터 우리에게는 마침표라는 문장이 어울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점이 아니라 쉼표, 쉼표 대신 여운. 그런 사이였다. 닿을 듯 닿지 않고, 멀어질 듯 멀어지지 않는.
나는 아직
우리 사이 마침표를
허락하지 않았나 보다
마치 우리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문장으로
남아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