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랑이 충돌할 때
사랑은 총량이 아닌, 방향과 속도의 문제
사랑이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건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랑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과거의 상처로부터 지금의 감정을 해석하고,
불안의 촉수처럼 작은 눈빛 하나, 말의 결 하나에 흔들린다.
사랑은 그 사람에게 안심의 증거로서 계속 느껴져야한다.
그래야만 사랑이 실재한다고 믿을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은 그 불안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감정을 조절하고, 조금 더 조용하고,
예측 가능한 리듬으로 사랑을 주려 한다.
그 사람에게 사랑은 폭풍이 아닌 평온이어야 한다.
그래야 오래 지켜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사랑은,
총량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과 속도의 문제,
그리고 깊이의 결이 다른 문제다.
한 사람은 지금 느껴지는 사랑을,
다른 한 사람은 지속 가능한 사랑을 말한다.
서로 다른 리듬으로 같은 사랑을 연주하려 하니,
자꾸만 사랑의 간극이 생기고,
그 어긋남은 충돌로 번진다.
“왜 넌 날 이해하지 못해?”
“왜 너는 나처럼 사랑하지 않아?”
이런 말들이 오가는 건,
이해가 없어서가 아니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방식은 종종 과거의 기억들, 어린 시절의 결핍,
그리고 반복하고 싶지 않은 감정의 기록들에서 비롯된다.
누군가는 아직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찰이 아닌 생존의 방식으로 사랑을 유지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 기억을 끊으려는 시도로서
사랑의 속도를 늦추고 온도를 낮춘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사랑은 실패가 아니라, 방식의 충돌일 뿐이다.
우리는 서로를 다르게 사랑하고 있을 뿐,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어쩌면,
사랑은 더 잘 맞는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사랑 방식이 어긋나는 순간에도 머물며,
그 다름을 이해하려는 성장의 의지를 나누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랑 앞에서 너무 자주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물러선다.
하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다가가는 방식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사랑이란 결국,
내가 살아온 기억의 결로 당신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당신의 리듬을 있는 그대로 들어보려는 용기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
이 글을
읽고 나서 한숨이 나올지도 모른다.
사랑 앞에서 자꾸만
다름을 이해하자는 말에 기대고,
또 그 말이 너무도 당연하고 옳기에
스스로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어떤 감정은
말처럼 쉽게 정리되지 않고,
머리보다 오래 가슴에 남는다.
,
그래서 지금은 단지,
다름이 충돌할 때,
그 흔들림을 실패로 너무 빨리 단정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어쩌면 상대를 향한 작은 변화의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