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자고 싶다
어느 날
몸이 강제로 나를 재웠다.
하루에 20시간.
주말이면 좀 쉬어야 할 것 같지만
몸은 느슨해지고,
해야 할 일은 더 늘어난다.
손가락은 쉬지 않고 움직이는데
눈에 띄는 결과물을 보긴 어렵고.
배는 고픈지도 모른 채
시간이 훌쩍 간다.
작업하다 말고
글 올리는 마감 시간을
놓칠 뻔했다.
기대는 실망을 낳는다고
누구보다 잘 아는 내가,
어느새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잘 살아냈다.
쉰 것도 아닌데,
무언가를 대단히 해낸 것도 아닌데
피곤한 하루 끝에서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오늘은,
이만하면 잘 살아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