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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by 그레이스


가만가만

사랑하는 법이 있다


말보다 눈으로

손보다

숨으로,


닿지도 않은 채

닿는,

허브 잎을 쓰다듬는

손끝처럼,


촉촉한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는

폐처럼,


크게 부르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사실이

내 안을 채운다


가만가만

머무는 존재는

때로 가장 또렷한 위로가 된다


소란은

미처 도달하지 못한 자리에


조용한 온기가

눌러앉는다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조금은 멀고

조금은 가까운 곳에서


가만가만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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