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器로 읽는 인간의 크기
한자 器는 입구(口) 네 개와 큰 대(大)로 이루어진 글자다.
口는 말을 하고, 숨을 쉬고, 음식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입이다. 네 개의 입은 곧 여러 사람, 곧 공동체를 뜻한다. 大는 팔을 벌린 사람의 모양이다. 사람 한가운데에 네 개의 입을 품은 글자가 바로 그릇 器다.
그릇은 단순히 음식을 담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작은 그릇은 금세 넘치고, 쉽게 깨진다. 그러나 큰 그릇은 더디 채워져도 넉넉히 담아낸다.
삶도 마찬가지다.
먼저 나 자신을 챙기는 일(修身)이 그릇의 첫걸음이다.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다면 타인을 담을 힘도 없다. 그다음은 가족을 돌보는 일(齊家)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며, 작은 그릇들이 모여 더 큰 그릇을 이룬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릇은 사회(治國)로 확장된다. 내 그릇이 커질수록 더 많은 입, 더 다양한 사람을 담을 수 있다. 공동체는 수많은 그릇이 서로 어깨를 맞대며 이루어내는 집합체다.
마지막으로 그릇은 세계(平天下)로 나아간다. 나와 가족, 사회를 넘어 인류와 자연을 함께 품는 그릇이 될 때, 비로소 삶은 자기 울타리를 넘어선다.
결국 器라는 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그릇이다. 무엇을 담고, 어디까지 담아낼 것인가는 스스로의 도량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