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차 한 잔의 행복
추운 계절에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은,
그럼에도 이 계절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가 되겠다.
계절은 한 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다.
그저 다른 형태로 변주되며 이름을 바꿀 뿐.
우리가 잃었다고 부르는 것들은 사실, 변형된 모습으로 다시 우리 곁에 머문다.
그리움은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라,
그때의 흔들림이 남긴 온기와 아쉬움이었다.
나는 매번 새로 태어나고, 또다시 사라진다.
그렇게 계절은 내 안에서 이어지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조금씩 다른 내가 되어간다.
그래서 떠남은 완전한 부재가 아니고,
다시 오지 않음은 망각이 아니다.
모든 것은 머물러 있다.
단지 다른 결로, 다른 온도로 존재할 뿐이다.
나에게 이해한다는 것은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을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그것은 조용히 수용하는 일이며 받아들이는 일,
그리고 존중하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그리움으로 함께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