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케이크

by 그레이스



싱싱한 딸기는 종종 어떤 마음을 불러온다.

딸기케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크리스마스에 계획했던 케이크는 생크림이 매진되는 바람에 끝내 만들어지지 못했고, 그 일은 그렇게 지나간 줄로만 알았다. 대신 빵 시트 하나가 냉동실에 남았다. 계획보다 오래 버티는 것들은 대개 이런 식이다.


며칠이 지나 그 시트를 꺼냈다. 딸기와 생크림을 사 들고 돌아와 부엌에 섰다. 이미 커피는 한 잔 마신 뒤였고, 더 단 것이 꼭 필요하진 않았다. 달지 않은 케이크면 충분했다.


생크림 기계를 꺼내는 대신 거품기를 잡았다.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팔이 금세 묵직해졌다. 단순한 동작이 반복되는 동안, 크림은 서서히 올라왔다. 손은 그 속도에 맞춰 움직였다.


집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시중의 케이크는 대부분 너무 달다. 처음엔 괜찮지만, 몇 입 지나면 단맛이 앞서 남는다. 그래서 설탕을 줄인다. 이번에는 스테비아를 조금 넣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꾸덕하게 오른 생크림을 빵 위에 바르고 딸기를 얹었다. 모양을 굳이 다듬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손질로 작은 케이크가 완성되었다.

반듯하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두었다.


이쯤에서 데코를 멈춘다.

과하지 않은 단맛과 감당 가능한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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