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you coming or going?

by 서재진

미국에 도착해 캠퍼스는 회화 연습하는 곳이요, 만나는 모든 사람은 영어회화 파트너라고 기대했었다.


하나, 자연과학을 하는 더더군다나, 보리 전분 화학을 전공하는 나는 새벽예배 후 굿모닝 하고 실험실에 들어가서, 자정이 되어 굿 나이트 하고 나오기가 일쑤였다! 나를 반기는 친구는 떨어진 떡고물을 찾아 기어들어온 들쥐들 뿐이었고!


고단한 어느 날, 자정까지 못 버틸 것 같아서 셔틀버스를 타고 기숙사로 향했다. 그 몇 분을 참지 못하고 깊은 숙면에 빠졌다가 게슴츠레 눈 떠보니, 아뿔싸, 내가 내려야 하는 정거장이다. 이럴 줄 알고, 가방을 멘 채로 자리에 앉았다가, 총알처럼 헐레벌떡 뛰어나가 운전사에게 이렇게 소리 질렀다.


"Can I take off right now?"


여기서, take off 란 비행기가 이륙하다는 뜻 이외에도, 옷을 벗다는 뜻이 있다. 갑자기 구석에서 졸던 작은 아시안이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와 옷을 벗겠다고 난리를 친 거다. 나는 계속, 잘못된 표현인 줄도 모르고 다급하게 외치자, 맨 뒷자리의 신사가,


"Maybe, she meant get out now."


하자, 옷 벗겠다는 나 때문에 당황해서 얼굴이 발그레해진 운전사는 얼른 버스 문을 열어줬다.


그 이후로, 버스 대신 짧지만 건강한 족발로 온 캠퍼스와 시내를 누비고 다녀야만 했다!


현재진행형인 영어 실수는 천일 밤을 새워도 다 못 말할 것이다.


하루는 실험 중 몸이 찌뿌둥해서 수영갔다가 저녁나절에 다시 실험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때 마침 건물 로비에서 지도 교수님이신 Dr. Lewis 가 지나가고 계셨다. 선생님께서는 저녁에도 다시 실험실로 들어오는 나를 반기시며


"Are you coming or going?" (너 지금 들어오는 거니, 아님 집에 가는 거니?)


라고 물으셨다. 그런데, 지금도 많이 헷갈리는 것이 come은 오다, go는 가다는 뜻으로 배웠는데, 현지에서 쓸 때는 너 지금 오고 있냐를


"Are you coming?"이라 묻고, 나 지금 가고 있어를 "I am coming"이라 답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헷갈린 표현이 명확하게 내 머리에 새겨지기 전인지라,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직하게


"I don't know..."


라고 답하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여든이 넘으신 교수님께서는 coming과 going을 모르는 학생을 본인이 지도하셔야 한다는 답답함에,


"Oh, no...!" 하시며 고개를 떨구고 퇴근하셨다!


영어가 제일 쉬었어요 2.jpg


추신: 실험실에서 팔뚝만 한 쥐와 친구 하며 보리 전분 실험을 할 때, 2001년의 어느 날 찍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그리고, 회화 실수담은 거침없이 계속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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