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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작가 Aug 08. 2017

당신,그때 생각 나?

꽃지의 소소한 일상의 단면-10


애 아빠가 밥맛이 없단다.

''추어탕 먹으러 갈까?''

싫단다.


아무것도 안 먹겠단 사람이

''그냥 라면이나 하나 끓여 줘.''한다.


''라면엔 김밥이지? 김밥  말아줄까?''

더운데 귀찮게...... 라면만 주란다.



아마도 오전에 시어머니 계신 요양병원에 다녀와서

계속 저기압인 것 같다.

                           나의 특단의 조치는


애아빠 어릴적 검정고무신 끌고 다니던 깡촌에서

소풍 간다고 김밥을 싸 봤자

마른김에 김치 좀 넣어  둘둘 말고,뚝뚝 썰어간게 고작이겠지만, 어머니 뵙고 난 후

그게 어렴풋이 생각 났을꺼라.



냄비에 들기름을 듬뿍치고,

갈은 마늘과 고추를 토박내 달달 볶은 다음

속을 좀 털어낸 김장김치를

같이 센불로 볶아 낸다.


물기가 쪽 빠진 들기름향 솔솔 나는 볶은 김치를

따끈한 흰밥 위에 올리고,

지단과 부추를 넣어 돌돌만 다음

자르지도 않고 한줄을 건네 주니

옛 추억에 잠겼던 것일까?


입 맛 없단 사람이 몇 줄을 냉큼 먹는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날...

조갯살 넣은 라면 한 그릇과 볶은김치 김밥 몇줄이

상념의 바다에서 걸어 나올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가 될 수도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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