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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작가 Aug 08. 2017

우린 그렇게 어색하게 웃었다!

꽃지의 소소한 일상의 단면-9


이사하고, 아직 커텐을 달지 못해서 인지

이른 아침에 놀라 눈을 뜬다.


단식하고,기운없어 천변에 통 나가질 못 했었는데

천변가에 피어있을 기생초 무더기를 그리며,

옷을 주섬주섬 입고, 삼천 천변길을 따라 걷는다.


벚 가로수길 가장자리엔

이른 아침 허리 고부러진 할미가

뒤로 보이는 할미 텃밭에서

계절마다 ''을 바꿔가며 열리는

고추며, 가지며, 호박잎을 천원,이천원에 판다.

뒤 텃밭에서 무한정 채소를 따 오신다.


울 부모님,

자식들 줄려고 약 안치고 농사 지으셔서

냉장칸에 저런 푸성귀야 쌔고 쌨지만,


햇 가지며,햇 옥수수를 볼 때 마다

운동복 빈 바짓주머니가 이리 야속 할 수 없다.


''내일도 나오실 꺼지요?''하고,

서운해  돌아 서는데...


할미가 엉거주춤 따온 토마토를 사시는 손님이

''제가 사 드릴까요?'' 하신다.

''네? 아...아닙니다.''

서로간 화장기 없는 어색한 낯빛으로 웃는다.


이른 아침이 그분의 말씀 한마디로

뭔가 좋은일이 왕창  생길것 같은

그런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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