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의 소소한 일상의 단면-12
아침 11시까지만 열리는 도깨비시장.
누렇게 늘어진 풀섶 위로
새벽에 내린 서리가
고스란히 하얗게 남아 있다.
남부시장 진입로에
가게 점포도 없는 그야말로 노점인 그들은
반짝 도깨비처럼 부산하게 장을 펴고,
파장을 반복한다.
팔아야 될 야채와 건어물이 박스안에
차곡 차곡 쟁여있고,
천원...이천원씩 팔아 울 부모님처럼
자식들 뒷바라질 하시겠지.
이 새벽에 장갑도 없이
생물을 만지시는분의 손은
차가움이 아닌 따뜻함...
체감온도가 아닌 마음의 온도가 따뜻한 걸까?
산낙지와 왕꼬막을 비닐 봉지 가득 담아 오는
나의 손길은
얼얼하다 못해 빨갛게 질렸을 지라도
마음만은
저 장작불처럼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구나.
겨울 새벽에...꽃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