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의 소소한 일상의 단면-3
여태 친정하고는 걸어서 5분거리에 살았었다.
쌍둥이가 있어서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비빌 언덕이 필요 했던것 같다.
며칠전 이사를 한 곳은 족히 20분은 걸어야하는데 요즘 다리가 불편한 엄만
아빠가 앞장서지 않는 한 오기 힘들어진 것 같다.
그런데 엄만 불편한 몸에 아빠와
김제가서 농사지은 푸성귀와 아욱을 뜯어와
딸의 손이 거치지 않도록
깨끗이 씻고, 농사진 들깨 잘 갈아
아욱넣어 내가 좋아하는 '들깨아욱탕' 을
끓여 오셨다.
마트가면 천원에 4개하는 청오이도 쌨는데...
가물어서 한 개 밖에 안 열렸다는 귀하디 귀한
청오이 한개를 곱게 채를 내 냉국도 만들어 오셨다.
우린 그저 맛있게...
허겁지겁... 남김없이 먹으면
부모님은 만족인것이다.
어찌나 벌레가 많은지
한마리 한마리 눈이 어두워
벌레 잡느라 애를먹었다는 브로콜리.
토막낸 풋고추에 막 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밭에서 따온 방울 토마토까지...
남김없이 먹어야지.
우리 먹는걸 보고 돌아선
아빠는 빈손으로 바지 주머니에서
천원짜리 몇 장을 쥐고서
쌍둥이를 '줄' 세운다.
그 재미가 쏠쏠해 보이는 소싯적
천생 '교장 선생님 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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