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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작가 Aug 08. 2017

전주 예수병원 의학박물관

선교사들...그들은 누구인가?

전주 예수병원 의학 박물관에 관심을 갖다.


예수병원 앞을 지나칠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의학박물관’의 현판을 보고,

호기심 가득 해 들어가 보았다.

작은 규모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정리해 놓은

민간 박물관이다.


전주 예수병원의 의학박물관은 민간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1998년 11월 3일 처음 문을 연 이곳은

개원 100주년을 기념으로 전라북도의 전문박물관으로 허가를 받았다.

의학박물관 입구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 의료분야목록에 등재된 병원설립자 마티 잉골드가 말을 타고 왕진가는 모습(1898년), 안과용 수술기구(1946년),

방광 내시경과 요도 확장기(1930년),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설 대위

(본명:David John Seel) 전 원장의 종양심부 치료기록(1955년) 등이 눈길을 끌었다.


마티잉골드의 왕진가는 모습

박물관에는 암환자 치료와 등록, 기생충 박멸사업, 농촌보건사업, 재활병동 설립 등 ‘한국최초’가 많은 예수병원의 역사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현미경과 방사선장비 등 병원이 보유한 과거 장비를 시대별로 전시해 의학 발달사를 설명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예수병원은 1898년 미국 여의사 마티 잉골드(Dr. Mattie, B. Ingold)가 전주 성문밖에 초가 한 채를 사들여 진료하면서부터 시작됐으며,

국내에서 근대식 병원으로는 세브란스의 전신인 광혜원(188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됐다.



잉골드는 당시 동학혁명 후의 극도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던 사람들을 돌보며,

의료선교를 통해 의료의 본질적 가치와 기독교 가치를 실현했다.

한국최초의 의료선교 병원탄생이 전주에서부터 출발해 1902년 선교사 해리슨에 의해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 완공됐고,

1971년 11월10일 당시 호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새 예수병원의 준공식이 거행됐고, 사람들은 이를 “용머리 고개의 기적”이라

불렀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나와 왼쪽을 돌아 언덕을 10분정도 언덕을 걸어 오르면 선교사 묘역이 나온다.

 

호남 최초 선교사 ‘7인의 선발대’ 중 2인을 포함한 예수병원에서 헌신한 선교사와 가족 등 17인이 영면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호남의 대표적인 기독교 성지이며,

호남 기독교 역사의 뿌리다.

그 오랜 세월만큼이나 무딘 비석도 그 세월을 간직한 채 그렇게 묵묵히 서 있었다.


 이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가 여기 이 자리에 건강히 서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월급도 받지 않은 채 선교사비로만 검소하게 생활한 잉골드, 역대 선교사 병원장들의 헌신으로 이어진 예수병원은 2003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무료진료소를 개설, 2004년에 보다 체계적인 국내·외 의료선교를 위한 국제 NGO 국제의료협력단(PMC)을 설립하여 2006년부터 국제가정과 이주여성을 위한 무료의료지원 실시하고 있다.


직원급여의 1%를 공제해 선교헌금을 마련해서 태국의 메코믹 병원, 캄보디아 헤브론 병원에 교육, 장비를 지원 및 내시경 및 C.T 등을 기증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그리고 전북의 의료업체 및 의류업체의 기부를 받아 몽골 및 아프리카에도 무상지원을 하고 있는 등 그 누군가의 사랑과 수고로움을 받고,

다시금 베푸는 모습이다.

 

지금 위치한 의학박물관은 기존 박물관 자리에 건물 신축공사를 앞두고 있어, 주차장 건물에 임시로 들어와 있다.


예수병원은 선교사묘역 및 엠마오사랑병원, 신흥 중·고, 기전대학, 예수대학교 등 이 일대 선교동산을 통해 전라북도 성지화사업(聖地化事業)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타 종단의 반대여론도 있지만, 이는 한옥마을 관광객들이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없다는 볼멘소리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전라북도의 성지화사업을 통해 한옥마을에서 구(舊)시가지를 지나 예수병원 선교동산까지 이어지는 동선으로 관광객들의 볼거리와 우리나라의 선교, 의료 역사를 깊게 알고 느끼게 할 수 있는 묘책이 아닐까 싶다. 이는 한옥마을에만 붐비는 관광객들을 구 시가지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릴 수 있게 만들어, 엄청난 혈세를 들이고도 고전을 면치 못해 썰렁한 전통문화의 전당, 아는 사람만 안 다는 한지지원센터, 완산동 남부시장의 구석구석과 영화의 거리를 거쳐 용머리고개 대장간 거리, 구시가지의 맛 집, 서문교회(1893년 설립)의 역사와 박물관, 예수병원 선교동산에 자연스럽게 이어짐으로써 구시가지의 활성화 및 더 많은 이야기가 피어나는 전주  역사(歷史)로의 여행이 한편 피어나지 않을까 싶다.

 

멀리 타국에 와서 사랑의 의술을 펼친 여의사 마티 잉골드 선교사와 36년 동안 전쟁고아와 버림받은 사람들, 가난한 암환자 등을 보살핀 설대위 원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꼭 예수병원 일대의 성지화사업이 전라북도와 함께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래본다.


예수병원 의학박물관

http://me2.do/Fjs3N7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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