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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스 Aug 16. 2019

단풍국에서 살고 싶다고?

이민 그 시작

흔히들 미국을 '이민자의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캐나다가 그 단어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미국보다 이민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고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불법체류자가 시민권자와 결혼을 했을 경우에도 캐나다에선 미국보다 훨씬 쉽게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또한 캐나다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동거를 하기만 해도 영주권이 나온다.  

2018년 캐나다 정부는 29만에서 33만 명의 이민자들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020년엔 최대 36만 명까지 그 숫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가깝고 누구나 워홀 비자를 받을 수 있는 호주로의 이민이 인기 있었으나 최근 들어 이민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호주 이민을 준비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 캐나다로 이민하기 위해 새롭게 다시 이민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꽤 들었다. 


흔히들 캐나다 하면 우리나라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왔던 풍경과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 북미 백인들, 영주권자 이상에게 제공되는 무상 의료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혜택들을 떠올린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곳은 퀘벡주에 있는 퀘백시, 그중에서도 올드 퀘벡 지역으로 워낙 동네가 예뻐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도시인 토론토의 경우 단풍을 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메이플 시럽은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캐나다의 아주 시골 마을에서 살지 않는 이상 굉장히 많은 동양인과 인도인을 보게 될 것이며, 각 나라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악센트 때문에 영어를 알아듣기도 무척 힘들 것이다.


아파서 병원을 가면 무료라고는 하나 그곳이 응급실이라 할지라도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며 이비인후과, 안과 같은 특정 분야의 의사를 보기 위해선 우선 일반 클리닉에 가서 증상을 얘기해야 그곳에 있는 의사가 나를 특정 분야의 의사에게 넘겨준다. 

사람들은 '반려견을 키울 경우 정부에서 얼마를 준다더라''애를 키울 경우 한 달에 얼마씩 준다더라'하는 이야기에만 관심이 있고 세금을 연방정부와 주 정부에게 나눠서 내고, 수입이 클 경우 50%나 되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심지어 아이를 낳아서 Daycare에 보내려고 하면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비용이 다른데, 내 친구의 경우 하루에 거의 100불에 가까운 금액을 내야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니 적어도 남들처럼 살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스펙을 쌓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다가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그곳의 사람들은 마냥 여유 있어 보이고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꿈꾼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위해... 

그런데 이민을 하면 생각한 만큼 좋을까? 

'적당히 힘들기야 하겠지만 적응하면 되겠지''그래도 한국보단 낫겠지'하는 생각으로 이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민을 하는 사람들의 수만큼 역이민 비율 또한 늘어나고 있는 건 왜 일까?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로 이민한 사람으로서 이민, 절대 쉽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을 떠나서 살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큰 준비와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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