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캐나다의 도시' 하면 토론토나 벤쿠버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수도니까 오타와, 한국 드라마 도깨비를 봤다면 퀘백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올리진 않을것이다. 토론토와 벤쿠버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나 역시 두 도시의 차이점, 까놓고 말해서 어디가 더 살기 좋은지가 궁금했다.
이 글의 제목을 쓸 때까지만 해도 잊고 있었던 사실 하나. 나는 사실 제일 처음 캐나다란 나라에 갔을 때 토론토에서 6개월 후 벤쿠버에서 남은 6개월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었다. 세상에 이걸 잊고 있었다니.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나는 왜 사전 정보도 없으면서 무작정 토론토로 갔지?' 라고 물었는데 '그러게 나 왜 토론토로 갔을까....'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내가 캐나다로 떠난 것은 4월 초.
'동부가 겨울에 그렇게 춥다고들 하니 가을의 시작인 9월까지 토론토에서 지내다가 벤쿠버로 이동 해야겠다.' 라는 안일한(?) 계획으로 무작정 토론토로 떠난 것이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4월의 토론토엔 눈보라가 몰아쳤고 외투라곤 얇은 야상이 전부였던 나에겐 이 추운 날씨가 낯선 도시를 더욱 낯설고 무섭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다행히 꽤 좋은 일을 구해서 돈 버는 재미에 잠깐 빠져 있었더니 훌쩍 겨울이 되어 있었다.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벤쿠버로 이동해 다시 일을 구하는 건 누가 봐도 미친짓이었고, 결국 워킹 비자가 끝날때까지 토론토에서 1년을 살고, 관광비자로 연장한 후 벤쿠버로 날아갔다.
벤쿠버에선 빅토리아를 포함해 일주일 정도 있었는데 친구들을 토론토에 남겨두고 떠난 여행이라 그런지 너무 심심하고 재미가 없었다. 매일 토론토에 사는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 받았다. 내가 느낀 벤쿠버의 첫 이미지는 토론토보다 사람이 적고, 물과 공기가 더 좋으며, 도시가 훨씬 작다는 것.
토론토에서도 다운타운(번화가)을 못찾아서 한참 걷다가 '다운타운'이라 써진 팻말을 보고서야 내가 서 있는 곳이... 고작 큰 쇼핑몰 하나 있는 이 사거리가 다운타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보다 더 충격적으로 도시가 작았다.
흔히들 미국을 얘기할때 '동부는 어떻고, 서부는 어떻다.'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내가 생각할 때 미국은 남부나 북부, 중부에도 유명한 도시들이 많지만 캐나다는 동부의 토론토, 서부의 벤쿠버 딱 한개씩이기 때문에 더 비교가 된다고 생각한다. 동부 사람들은 빠르고, 급하고, 여유가 없는 이미지라면 서부 사람들은 느긋하고, 운동에 미쳐있고, 마리화나에 미쳐 있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5년 넘게 살고, 벤쿠버에서도 4개월 조금 넘게 살았던 경험에 의하면 정확히 말로 표현할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벤쿠버 사람들이 더 친절한 것 같으면서도 더 다가갈 수 없는 벽이 느껴진달까. 그러다 얼마전 우연히 인별그램에서 동부와 서부 사람의 차이를 말해주는 팟캐스트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공감이 가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감탄을 했다. 그 분은 미국인이고 미국의 동부,서부를 얘기하는거겠지만 캐나다도 똑같다. 다음은 그 분이 말한 내용을 내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동부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지만 착하고, 서부 사람들은 착하지 않지만 친절하다.
예를 들어 당신이 운전 중에 당신의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면, 서부 사람들은 당신에게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안 됐다.','너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너무 유감이야' 라고 말해주지만 펑크난 타이어는 당신이 직접 교체 해야 한다. 반면 동부 사람들은 당신에게 욕을 날린다. '너의 문제가 뭐야 멍청아', 'ㅈㄴ 타이어도 제대로 못 갈아? 젠장' 라고 말하면서 너의 타이어를 교체해준다.
내가 이 영상을 내 미국, 캐나다인 친구들에게 공유하자 다들 그 내용에 공감했다.
물론 나는 번역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혹시라도 원본의 영상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길.
https://www.instagram.com/reel/CjgD6rMpI80/?igshid=MDJmNzVkM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