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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스 Mar 17. 2024

살찌는 비법 공개

우선 살찌는 비법을 공개하기 앞서 자기소개를 하자면, 저는 7-8킬로 정도, 아무리 못 해도 5킬로는 빼야 하는 상황에서 6개월 만에 7킬로 정도 오히려 찐, 살찌기 전문가입니다. 대단하죠? 

저도 1년 전에 그 몸무게가 인생 최고 몸무게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옷이 작아져도 '세탁기에서 건조까지 하니까 옷이 줄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얼굴이 점점 더 못 생겨지는 것 같아도 거울 안 보면 그만이고... 너무 충격을 받았는데 생각해 보니 어떻게 단기간에 살을 찌울 수 있었는지, 그것도 빼야 하는 인생 최고 몸무게를 오히려 갱신할 수 있었는지 그 비법을 전격 대공개 하겠습니다. 


1. 배부른 상태에서 5-6 숟갈 더 먹기 

본인의 평소 양을 조금씩 늘리는 겁니다. 매 끼니마다 2-3숟가락씩 더 먹어 보세요. 양을 늘릴 수 있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연속으로 먹습니다. 칼로리 폭탄으로 먹겠다고 자장면에 피자를 먹어봐야 당신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그냥 원래 먹는 식단을 조금 더 드세요. 

보통 밥을 2컵 하면, 3끼 정도가 나오는데 이걸 2끼로 나눠 드세요. 


2. 3시간에 한 번씩 뭔가를 먹기 

밥 먹은 후 3시간이 지났다면 뭔가를 또 드셔야 합니다. 다른 음식을 또 먹으면 좋지만 아직 배가 고프지 않다고요? 배가 고파야만 음식을 먹는 거라는 발상 자체를 바꾸셔야 합니다. 그냥 내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있고, 내가 당장 배가 터져 죽을 것 같지 않다면 먹는 겁니다. 제가 가장 추천하는 건 삼각김밥입니다. 


3. 밤 10시에 야식 필수 

저녁을 6시나 7시쯤 먹고 10시나 11시쯤 야식을 드시는 걸 강력 추천 합니다. 저녁 먹고 3-4시간 지난 후에 먹는 거니까 2번에도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보통 치킨, 피자, 라면을 많이들 드십니다. 먹을 게 없다면 편의점을 달려가세요. 소시지, 삼각김밥, 컵라면, 크림빵 같은 걸 드시면 됩니다. 상상만으로도 맛있겠죠? 밤에 편의점 가는 길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어요. 오늘 당장 해보세요!  


4. 먹고 바로 자기 

야식을 맛있게 먹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자는 것입니다. 먹고 바로 자는 게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말에는 늦잠을 자지 말고, 원래 시간에 일어나서 아점을 먹은 뒤 다시 주무세요. 아점을 먹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저녁을 먹고 다시 자는 주말을 보내보세요. 달라진 몸이 느껴지실 거예요. 


5. 술은 반주로 최대한 자주 

저는 맥주와 위스키를 집에 사다 두고 저녁을 먹을 때마다 함께 마셨습니다. 특히 위스키를 콜라, 사이다, 진저에일등과 섞어서 즐겼는데 당이 높은 탄산음료에 술까지 함께 먹으니 효과가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막걸리도 추천합니다. 쌀로 만들어서 살이, 그것도 뱃살이 금방 찝니다!  


6. 탄수화물 섭취 신경 쓰기 

탄수화물 섭취를 신경 쓰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 적지 않으려다가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하루에 먹는 양이 대한민국 성인 평균의 최소 2배는 되게 해 주세요. 쌀, 빵, 국수 등... 탄수화물이 중요합니다. 추천 메뉴로는 국수를 먹고 밥까지 먹을 수 있는 샤부샤부, 닭 한 마리와 떡라면에 김밥, 불닭볶음면에 참치마요 삼각김밥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의 6가지를 모두 동시에 진행하는 겁니다. 

저녁을 먹고 3시간이 지난밤 10시에 야식을 술과 함께 먹습니다. 이때 본인이 먹은 저녁 양보다 더 먹고, 먹은 뒤 바로 자면 됩니다. 쉽죠? 위의 6가지만 지킨다면 당신도 살이 찔 수 있습니다! 살찌는 거 정말 쉬워요. 




작년 하반기, 정신줄 놓고 먹다가 7킬로가 찌며 최고 몸무게를 갱신했다. 건강상의 이유로라도 무조건, 조금이라도 빼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외면하고 있다가 마지못해 몸무게를 잰 날, 펑펑 울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 다 내가 처먹은 거 아닌가. 누구 하나 나에게 먹으라고, 운동하지 말라고 강요한 적은 없었다. 근데 나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니까 먹는걸로까지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에 항상 음식이 있는 환경에 놓였고, 더 이상 이성에게 어필하거나 나 자신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니 그냥 먹었다. 적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무튼 그래도 내가 왜 쪘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이걸 마치 무슨 전문가가 비법을 공개하듯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자괴감이 덜 들 것 같았다. 이제 적어도 위의 6가지를 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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