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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스 Aug 09. 2024

1. 우울증 약 먹는 대신 하는 10가지

나만의 Top10 리스트 

한국에 있을 때 잠깐 우울증+강박이 심해 병원을 다녔다. 감정기복이 워낙 심한 사람이라 나도 나 스스로가 지치고, 조울증인가 싶을 만큼 한 없이 우울하고 쳐졌다가도 또 한 없이 기분이 좋아 주체가 안 됐다.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세로토닌 수치가 엄청 낮아서 약을 먹었다. 문제는 가뜩이나 위가 약한데 세로토닌 약의 최대 부작용이 위 쓰림이라는 것. 약을 안 먹으면 우울증으로 죽을 것 같고, 계속 먹으면 위통으로 죽을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이 우울증 약은 감기약처럼 잠깐만 먹는 게 아니고 영양제처럼 꾸준히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복용을 멈췄고, 현재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다행히 주체하지 못할 상태가 되진 않았지만 이유 없는 감정 기복에 미쳐 버릴 것 같아 나 스스로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몇 가지를 지키고 있다. 



1. 이성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 찾기 

나는 극 FP라서 언제나 감정적이고 무계획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받을 땐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그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의외로 실행력은 있는 편이라 고민한 후 결정하면 바로 강행한다. 


2. 영어로 대화하고 사고하기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라는 책을 추천한다. 이 책에서 내가 이상할 만큼 영어가 좋았던 이유를 찾아냈다. 사람이 외국어로 사고하고 대화할 때 부정적인 감정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한다. 실제로 외국으로 유학이나 이민을 간 뒤 우울증을 치료한 케이스들을 소개하고 있다. 


3. 책 읽기 (에세이, 추리소설)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들로 차오르기 시작할 때, 에세이 책을 읽어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집어넣는다. 추리 소설은 내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에 했던 생각과 느낀 감정을 까먹게 해 준다. 


4. 먹고 싶은 거 안 참기 

이건 철저하게 나에게만 해당하는 내용. 먹기 위해 사는 나 같은 사람은 먹고 싶은 걸 참는 순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난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먹는다. 매일 한우가 먹고 싶다거나 뷔페에 가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래봐야 라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어쩌다 족발 같은 특별한 음식이 생각나면 사 먹는 정도다.  


5. 일주일에 한 번 반신욕(Bath)

여름에도 물 온도를 아주 높지 않게 해 놓고 욕조에서 반신욕을 한다. 가끔 누워서 목까지 담그기도 한다.

거품을 풀거나 입욕제를 넣어서 향을 내고, 와인 한 잔을 곁들인다. 핸드폰을 보거나 다른 걸 하지 않고, 따뜻한 물속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입욕 명상이랄까? 


6. 유산균 챙겨 먹기 

아주 우연히 세바시 유튜브 영상에서 어떤 분 강연을 봤는데, 그분 주장은 '햇빛 아래에서 요거트를 퍼 먹으면 우울증이 완화된다'는 것이었다. 이후 더 찾아보니까 세르토닌이 장에서 95프로가 만들어지고 도파민도 위장에서 50프로가 만들어진다고 장내 유익균이 중요하다더라. 심지어 나는 위장이 약한 스타일이라 락토핏을 매일 먹고, 가끔씩 요거트를 사서 하루에 1개씩 먹고 있다. 


7. 일주일에 한 번은 친구 만나기 

바쁘게 살다 보면 일주일이 금방 지난다. 게다가 나는 E 성향이라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아무리 나가기 귀찮고, 일이 바쁘고, 우울해도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친구를 만나서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어야 한다. 


8. 슬픈 노래 들으면서 러닝머신

'운동할 때 듣는 음악' 이런 거 아무리 들어도 동기부여가 안 되더니, 이유 없이 울화가 치밀어 올라 주체할 수가 없을 때 헬스장에 가서 슬픈 음악을 들으며 걸었더니 기분도 한결 나아지고, 오히려 더 오래 걸었다. 그 이후로 가끔 한다. 남들 몰래 눈물을 훔치며 걷는다는 건 안 비밀. 


9. 기분 좋은 음악 틀어놓고 따라 부르기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노래가 좋다. 그 노래가 심지어 한국어여도 따라 부르기 힘들기 때문. 가사를 정신없이 따라 읽다 보면 말 그대로 정신이 없기 때문에 내가 우울했었는지 조금 까먹는 것 같은 기분. 


10. 만취할 정도로 술 마시지 않기 

이건 항상 지키진 못 하고 가끔 취하기도 했지만, 애초에 술을 잘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나름 잘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주일에 맥주 1잔으로 기준을 강화했다. 술을 마실 땐 기분이 좋지만 마신 후 다음날에 더 쳐지기도 하고 심지어 커피를 마시고 나면 미친 듯이 심장이 뛰면서 불안증세가 올 때도 있었다.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은 건 다음 날의 좋은 기분을 다 끌어다 쓰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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