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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스 Aug 15. 2024

2. 나의 특징 10가지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가 않다고 한다. 적은 누군지 또 왜 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 자신을 잘 아는 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는 나라는 인간의 특이한 점, 특징 10가지.


1. 과일 안 좋아함 

나는 밥을 깨작깨작 대는 사람들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그들에게 밥이 나에게 과일 같은 거라 생각하자 단번에 이해가 갔다. 과일을 안 먹는다고 하면 사람들은 엄청 놀라면서 "아니 과일을 왜 안 먹어?"라고 묻는데 세상에! 나는 사람들이 과일을 도대체 왜! 굳이! 먹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단 것도 싫고 신 것도 싫어한다. 물컹 거리는 것도 싫고 딱딱한 걸 씹는 것도 싫다. 그거 먹을 배가 있으면 맛있는 밥, 국수, 빵을 더 먹겠다. 그래도 나름 꽤 먹는 과일은 바나나, 멜론, 씨 없는 수박, 배, 참외 정도이고(그마저도 2-3조각) 어쩌다가 먹는 과일은 사과, 오렌지, 딸기. 절대 안 먹는 과일은 복숭아, 자두, 포도, 키위 등등...

반면 과일 주스와 과일 잼은 좋아하고, 가끔 블루베리나 딸기가 들어간 스무디를 사 먹기도 한다. 아주 가끔!


2. 동물을 무서워함 

원래 겁이 많은 성격인데 아주 어릴 때 시골에서 미친개가 나를 물려고 공격한 적이 있어서 그때의 트라우마로 강아지도 무서워한다. 작은 요크셔테리어가 나를 향해 짖어 대면 너무 무서워서 울었는데 덩치는 산 만한 게 저런 작은 강아지 때문에 운다고 놀림을 받았다. 이제는 좀 크고 얌전한 개들은 괜찮은 편이고, 레트리버처럼 활동적인 친구들도 나름 괜찮다. 잘 만지지는 못 한다. 아직도 작은 개와는 안 친하다. 개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동물들은 아직도 무서워한다.    


3. 조류 공포증 & 우주 공포증 

동물을 무서워하는데 그중에서도 새를 가장 무서워한다. 새를 가까이서 보면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온몸에 공포감이 든다. 길을 걷다가 비둘기들이 모여 있으면 일부러 멀리 떨어져서 걷는데 순간적으로 몸이 긴장한 게 느껴질 정도다. 히치콕의 '새'라는 고전 영화가 유명해서 한 번 보고 싶었지만 아마 죽을 때까지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내 근처에서 새 두 마리가 치열하게 싸우는 걸 보고 너무 무서워서  '아빠!!!' 하며 주저앉아서 엉엉 운 적이 있다. 


우주 공포증도 있어서 우주 사진이나 영상을 보지 못한다. 계속 보면 머리가 아프고, 토를 한다. 낮에는 괜찮은데 밤에는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한다. 크게 맘먹고 올려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이 온몸을 휘감아 그대로 몸이 굳는 느낌이 들고 숨쉬기가 불편해진다.   


4. 물컹함을 싫어함 

미각이든 촉각이든 물컹거리는 걸 매우 싫어한다. 젤리와 양갱 같은 것은 절대 먹지 않는다. 물컹한 식감인데도 먹는 건 회랑 버섯, 두부 정도?  손에 물컹한 게 묻는 것도 싫어한다. 젤리 같은 물컹 뿐만이 아니라 생고기의 물컹함도 싫어해서 요리할 땐 이미 썰어져 있는 것을 산다. 닭을 한 마리 통째로 사서 요리를 하기 위해 주방에서 칼로 자르는데 내가 하도 소리를 질러서 옆집에서 찾아올 뻔했다. 


5. 프러포즈 장면만 보면 움

이건 친구들도 가족들도 내 주변 그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는 영화를 볼 때, 특히 로맨스 코미디 같은 영화를 볼 때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을 보면 운다. 

볼 때마다 운다. 전체 영화의 스토리와 상관없이 운다. 도대체 왜 우는 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내 인생에 저런 순간이 없을 거라는 걸 알아서가 아닌가 싶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비혼주의자다. 


6. 물 공포증

만 3세 때 물에 빠져 숨을 못 쉬었던 기억이 평생 강력하게 남아 있어서 물속에 목 위로 넣지를 못 한다. 초등학교 때 엄마가 나를 수영학원에 보냈는데 첫 수업 때 선생님이 물에 대한 공포심을 없앤다고 무조건 물에 뛰어들게 하는 바람에 더 악화 됐다. 나는 선생님의 손을 잡고 겨우 뛰었는데 그 이후로 수영학원 가기가 너무 싫어 미쳐 버리는 줄 알았다. 결국 한 달 후에 엄마는 재등록을 하지 않았고, 한 달 치 학원비를 날렸다고 나에게 엄청 잔소리를 했다. 누가 내 의견도 안 묻고 학원을 끊으래?

 

7. 간 맞추기 재능 

정말 소소하고 너무 보잘것없어서 오히려 원망스러운 재능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있다. 바로 간을 맞추는 능력이다. 요리를 할 때마다 대충 양을 보고 소금을 넣으면 언제나 간이 한 번에 맞는다. 먹어보고 간이 안 맞아서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거나 물을 더 넣은 적이 거의 없다. 간장은 확률이 좀 낮은 편인데 소금은 확률이 거의 100프로 수준이며, 국은 살짝 확률이 낮고 국이 아닌 볶음 비빔류는 역시나 100프로 수준이다. 누구나 한 가지씩의 재능을 타고난다면 난 좀 돈 되는 재능이면 좋았을 텐데... 요리 자체도 아니고 간 맞추는 재능은 뭔가. 


8. F지만 일하거나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줄 땐 극 T 

나는 F다. 공감 능력이 탁월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땐 이미 1화부터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된 상태다.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다. 어릴 때부터 언제나 굉장히 감정적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 한데 이상하게 일과 관련이 됐거나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줄 땐 극 T가 된다. 나와 오래된 친구 중에 한 명은 나의 이런 성격 때문에 상처받을 뻔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나도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런 상황일 땐 다른 인격이 튀어나온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나 스스로도 이질감이 느껴진다.  


9. 한 때 콜라에 중독된 적 있으며 현재는 커피 아니면 쌀밥 중독으로 추정됨. 

나는 10대 때 탄산에 중독된 적이 있다. 최고의 탄산음료는 단언 콜라기 때문에 콜라에 중독 됐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안 마시면 죽을 것 같고, 누가 못 먹게 하면 엉엉 울었다. 처음엔 마셨을 때 목과 가슴에서 터지는 솨~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이후엔 아마도 카페인과 과당 때문에 중독이 됐을 것이다. 이 카페인과 과당은 여전히 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카페인은 커피로, 과당(탄수화물)은 흰쌀밥으로... 더 이상 건강한 10대가 아니기 때문에 몸에 이상 신호가 온 이후로 이것들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아, 요즘 탄산은 어쩌다 가끔, 한 모금 이상 하지 않는다. 


10. 덩치 있는 남자를 못 만남 

이건 진짜 친한 친구만 아는 비밀인데 나는 덩치 좋은, 몸 좋은 남자를 못 만난다. 그냥 내 취향이 마르고 슬림한 남자이기 때문이라고 내 주변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비밀이 있다. 취향도 취향인데 나는 몸 좋은 남자를 못 만난다. 그냥 못 만나겠더라. 자세히 알려고는 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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