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교민사회 또한 난리가 났다. 나는 실생활에서는 한국인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지만 '스레드'라는 어플에서는 나처럼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많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국가 캐나다지만 현재 집권당인 진보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 이미 그전부터 대도시 곳곳에선 저스틴 트루도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종종 있었는데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잠잠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시끄러워지고 있다. 우선 최근에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이 저스틴 트루도 총리와의 의견 차이로 사임을 한 사건이 있었다. 나는 캐나다 국민이 아닌 관계로 선거권도 없고, 정치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어떤 당이 집권을 하느냐가 향후 정책 문제 특히 이민 정책과 관련해 엄청난 영향이 있기 때문에 아예 관심을 끄고 살 수는 없다.
현재 캐나다는 '이민이 막혔다'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너무 많은 이민자들을 받았고, 특히 특정 국가의 사람들이 엄청나게 들어왔다. 그들은 이민에 필요한 서류들도 조작한다는 소문이 무성할 정도로 (나는 이 서류 조작이 건당 얼마인지 시세도 들었다.)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캐나다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캐나다에서 2년제 컬리지를 졸업하면 3년짜리 워크퍼밋을 줬다. 나 역시 이 방법으로 졸업 후 1년 동안 일하면서 경력을 쌓아 영주권을 취득했다. 하지만 현재는 특정 몇몇 학과가 아니면 졸업을 해도 워크퍼밋을 주지 않는다. 단 1년도 주지 않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본인의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그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갑자기 현재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는 증거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공부를 하겠다며 학생 비자를 받아 들어와 놓고 학교는 안 다니고 일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이민 정책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터졌기 때문에 이미 작년부터 이민자수를 줄이고, 이민 서류 심사를 더 강화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아뿔싸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 것이다. 미국에 불법적으로 이민하려는 사람들의 22%가 캐나다에서 넘어간다던데... 그래서인지 트럼프가 캐나다 또한 멕시코처럼 대하고 있고 캐나다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캐나다는 미국에 완전히 의존한 경제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1 달러 당, 캐나다 달러가 $1.40 인 상황에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도 봤다. 미국에 비해 경제 성장률도 훨씬 낮고, 실업률도 높다. 캐나다는 지금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위기 상황을 겪고 있고 이런 상황에 이민을 하겠다고 오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 붓고 들어가는 격이라 생각한다.
워킹홀리데이 또한 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을 구하려는 캐나다인들, 혹은 캐나다에 오래 산 사람들도 많은데 굳이 캐나다에 온 지 한 두 달 된 외국인을 채용할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추천하는 편이다. 그만큼 더 영문 이력서나 영어 실력을 최대한으로 준비해서 왔으면 한다. 회사에서 일하겠다는 야무진(?) 꿈보다는 한식당이나 카페에서 일하면서 캐나다의 삶을 맛보고, 다양한 친구를 사귀고, 영어 실력을 향상하고, 여행을 다니겠다!라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돈을 많이 모으고 싶다면 호주로 가세요.)
최저시급 $17.20에 주 30시간 정도 일한다 치면 4주에 2천 불 정도를 번다. 여기에 방세가 평균 천 불이고 생활비가 평균 천 불정도 든다. 물론 방세도 생활비도 줄이려고 하면 줄일 수 있지만 도시에서 떨어진 외곽에 혼자 살면서 친구도 안 만나고 외식도 안 할 거면 캐나다에 올 이유가 없다.
이민은 거의 막혔고, 먹고사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요즘은 어느 나라나 다 먹고살기 힘든 것 같다. 하지만 내 나라에서 먹고살기 힘든 것과 외국에서 외국인으로서 비자 문제도 걱정하며 살기 힘든 것은 차원이 다르다. 캐나다행, 특히 이민을 생각했다면 2년 정도 미루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