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토론토 미술가 클레어 님.
나는 솔직히 2014년 캐나다에 온 이후로 캐나다에서 예술을 하는 이민자를 만난 적이 없다. (그래픽 디자인 전공 제외) 물론 비자 문제가 없는 2세나 1.5세들은 예술을 전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민자로서 예술가로 살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예술가라는 직업으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클레어 님을 만나고 알게 됐다. 영주권 신청 직업 중 "Self-Employed" 분야에 카테고리가 예술가, 운동가, 농부 총 3개로 나뉘는데 이 중에 예술가로서 신청을 해서 영주권을 받으셨다고 한다. 이런 클레어 님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클레어라고 합니다. 저는 토론토에서 미술, 특히 디자인 관련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순수 미술 전공을 더 공부하고 프리로 일하고 싶은데 한국은 나이 때문에 제약이 너무 많고, 미디어 쪽으로도 제 작업을 확장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캐나다가 더 기회가 많아 보였고, 마침 친척이 살고 있었어요. 영주권도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수월하게 받을 수 있어서 오게 되었습니다.
3. 꼭 캐나다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오시고 후회하신 적은 없나요?
예술 분야 영주권 도전이 가능한 나라인 점이 컸고, 사회에 Equality가 전반적으로 깔려있고 반(half) 사회주의적인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앞서 말했듯이 친척이 거주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의지를 하는 건 아니더라도 심적으로 위안이 되니까 왔어요.
저는 영어가 80%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인컴이 없더라도 영어를 잘하면 현지에서 인맥도 생기고, 일자리 기회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초반 몇 년 동안 자리 잡기까지 버틸 수 있는 재산이나 인컴, 꼭 캐나다에 있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 그리고 기왕이면 외로움을 버틸 수 있는 성격이나 취미가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니지만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자녀 교육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개인 작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과 프리랜서 일을 비록 소규모라도 비즈니스로서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영어가 안 된다면 오지 않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오더라도 최소한 여기서 취업 및 네트워킹 하는데 큰 제약이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하고요. 가족과 떨어진다는 건 큰 손실이므로 이를 감내할만한, 현실적으로 더 나은 이유가 있을 때 오는 게 좋아요. 일단 캐나다에 오셔서 영주권 취득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플랜 B, 플랜 C까지 미리 생각해 보고 잘 안 됐을 경우에 내가 어느 선에서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지도 어느 정도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또, 장점과 단점을 쭉 나열해 본 후에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고, 미리 한국에서 배워 올 수 있는 건 모두 배워오기.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술이나 취미 포함해서요. 여기서는 기회도 많지 않고, 비용도 부담스럽거든요.
나이가 좀 있다면 큰 병원에서 전체 진단 후 지병이 있다면 영문 소견서를 미리 떼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기회의 땅으로의 이민, 아메리칸드림은 사실 미국 이민만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더 크고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을 보고 이민하는 건 결국 마찬가지 아닐까? 거기에 플러스로 무료 의료를 포함한 각종 복지와 연금을 생각해 보면 왜 미국이 아닌 캐나다행을 택하는 사람이 있는지 알 것 같다.
답변을 너무 짧게 준 것 같다고 걱정하셨던 클레어 님! 가을에 있을 전시 작업 때문에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