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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혈단신 캐나다 이민자 인터뷰

1. 인테리어 디자이너 벨라님

by 그래이스

혼자 힘으로 지구 반대편인 캐나다에 넘어와서 이민까지 성공한 분들과의 인터뷰 연재를 시작합니다!

첫 시작은 가장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신, 스레드라는 어플에서 연결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벨라님입니다. 답변해 주신 많은 부분에 공감하는 바가 컸습니다. 성심 성의껏 인터뷰 질문에 답해주신 벨라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말씀드리며,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인테리어 디자인 사업을 시작하신 벨라님의 제2의 캐나다 이민 생활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1.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자유인 벨라'입니다. 여행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Travel+a에서 줄임말로 Vela로 지었습니다. 2019년 6월부터 지금까지 밴쿠버에 거주 중이며,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2. 언제, 왜, 어떤 계기로 캐나다에 오시게 되었나요?

저는 2019년 6월, ETA를 받아 300만 원만 들고 무작정 왔습니다. 무작정이라고는 하지만 플랜이 없었던 것일 뿐, 사실은 이민까지 생각하고 입국했습니다.
제 캐나다행 목적을 설명하자면 저의 인생 가치관을 먼저 말씀드려야 하는데요. 저는 캐나다 입국 전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1년 정도 유튜브 고객센터에서 일하며 지냈습니다.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자녀를 키우며 정착해 사는 한국인 가정의 얘기를 많이 보고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자식들을 영국이나 미국의 대학으로 보내고, 부모님들은 사업체가 있으니 계속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형태로 변화하더라고요. 저는 평생 '내 미래의 자녀는 입시 스트레스가 덜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온 터라, '그럴 거면 내가 선진국으로 바로 이민을 해버리면 훨씬 더 쉽겠는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와 떨어지지 않아도 되고, 영미권에서 졸업하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학할 돈은 없었기 때문에 미국은 못 가고, 호주는 인종차별이 무서워서 캐나다로 오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 또한 해외에서 사는 것이 좋았고, 적응에 큰 무리가 없었기에 자신감 있게 선택한 것이죠. 그렇게 북미 땅을 2019년에 생애 처음으로 밟았습니다.

3. 캐나다에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과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요? (or 전반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

힘들었던 게 시기별로 너무 다른데, 전반적으로 힘든 건 캐나다 사회에 깊게 정착하는 것 자체가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알고, 하던 것들이 모두 새롭게 배워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늘 정보를 찾고 배웠습니다. 세금 내는 법, 비자, RRSP나 TSFA 같은 저축계획, MSP등록, 직장보험 혜택 사용법, 운전면허 등록, 휴대폰/인터넷 플랜을 더 싸게 얻는 법, 정부 보조금 받는 법, 집 렌트하는 법, 인스펙션 하는 법, 집 고치는 법, 친구를 사귀는 법, 집에 초대받았을 때 해야 하는 행동, 연애 가치관 차이, 라쿤이나 오리 등 야생동물을 대하는 법 등... 이 모든 사소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알아가야 한다는 게 힘들었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고시하는 내용은 비교적 정부 웹사이트에 잘 나와있는 편이지만, 그게 아닌 모든 것들은 단순검색으로 알 수 있다기보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정보가 흐르기 때문에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300만 원만 들고 와서 학교도 안 다니고 늘 일을 하는 상황에, 심지어 파워 I성향이라 파티를 자주 나가면서 사람들을 알아 가기도 힘들고,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라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알게 된 소중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결국 해내긴 했지만 그 과정은 힘들었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동년배 캐내디언에 비해서 아마 이 사회의 암묵적인 룰과 정책에 관한 이해도는 떨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4. 이민자로서 캐나다에 정착해서 살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잘 맞는 도시를 선택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무것도 안 해도 자연에 있으면 행복한 저 같은 사람은 밴쿠버가 맞고, 이민자 말고 캐내디언 사회에 푹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소도시를 선택하고, 더 많은 직업과 기회를 노린다면 토론토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것 같습니다. 이민 1세대의 삶은 녹록지 않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그래도 내가 잘 오긴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곳에서 살아야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5.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작년에 영주권을 받으면서 status로는 정착을 했습니다. 제 기준에서의 정착은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허락이 된다면 아이도 키우고, 동시에 커리어적인 성공을 이루는 것이니 아직 부족한 상황이네요. 5년 동안 인테리어 회사에 일하며 경험을 쌓았고, 2025년 7월 현재 Bellavela Interior Design Inc. 을 설립 중에 있습니다. 개인적인 성공과 커리어적인 성공을 2-3년 안에 꼭 이루고 싶고, 그렇게 될 거라 믿습니다!


6. 마지막으로 이제 막 캐나다 생활을 시작하려 하거나 캐나다에 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한 의지가 꼭 필요하며, 이것만 있으면 선빵입니다. 저는 300만 원 들고 혼자 와서 에어비앤비 청소부터 시작해서 전공도 아닌 일을 하면서 영주권까지 이루어냈습니다. 비자운이 따라주는 사람과 아닌 사람, 같은 상황에서도 '이 정도면 버틸만하지' 싶은 사람과 '이런 생활의 질을 누릴 바에는 한국이 낫지' 싶은 사람이 있을 겁니다. 초기 5년 동안에는 사람을 잘 사귀어도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는 사람이 90% 일 것이고요. 무엇을 하든지 내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캐나다에서 이민 1세대로서 정착하는 그 과정은 사람마다 스토리가 정말 다릅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절대 비교하지 마시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캐나다에서의 지난 6년 동안의 모든 순간이 행복했던 슬펐던 전부 의미 있었다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캐나다 생활을 응원합니다!




덧) 실제로 캐나다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캐나다에 온 이유, 앞으로도 캐나다에서 살려는 이유에 대해 물었을 때 대부분이 자식의 교육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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