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래이스 Apr 08. 2019

3-8 온라인 코스와 온라인 시험

3장. 좌충우돌 컬리지 적응기

첫 학기에는 시험이나 과제가 하루에 몰려 있으면 힘들 거 같아서 일부러 일주일에 5일 모두 학교에 가야 하는 시간표를 짰다. 학교를 안 가도 어차피 할 일이 없고 집에 있으면 나태해질 것 같아 한 개의 수업을 듣더라도 학교에 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집에서 지하철로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첫 학기에 들어야 하는 과목은 6개, 나머지 세 학기 동안은 7개씩이었는데, 두 번째 학기에선 하루를 비우고 마지막 학기엔 일주일에 두 번 밖에 학교에 가지 않는 엄청난 시간표를 짤 수 있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온라인 코스가 있기 때문이었는데 첫 학기에는 일부러 신청하지 않았던 온라인 코스는 Black Board라고 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매주 정해진 자료를 읽고, 과제를 제출하면 되는 수업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정해진 시간에 접속해서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하는 건가',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온라인 강의는 없었고 (과목에 따라 매주 동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접속할 필요도 없었다.


매주마다 읽어야 하는 자료와 수업 내용이 올라오고 (이 마저도 한꺼번에 다 올려놓는 경우도 있었다.) 정해진 날짜에 과제를 파일로 업로드하여 제출하면 되었으며, 정해진 주에 아무 때나 학교에 있는 시험 센터에 가서 시험을 보면 되었다. 이 온라인 수업 덕분에 시간표를 내 맘대로 짜기가 쉬웠고 공강인 날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집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냈다. 공부도 꾸준히 할 필요 없이 개강하고 스케줄을 확인하여 과제 제출 주간과 시험을 봐야 하는 주간만 체크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온라인 코스가 전혀 쉽지 않다는 데 있었다. 주로 교양과목인 이 온라인 코스에는 사회, 문화, 예술과 관련된 수업부터 심리, 역사 같은 조금은 어려운 내용의 수업들이 많았는데 어려운 단어들이 너무 많아서 수업 자료를 읽기가 싫었다. 무엇보다도 제출한 과제에 대한 점수가 다른 과목들에 비해 너무 짠 편이었다. 나처럼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 때문에 과제 기간과 시험기간만 되면 힘들어했고, 알고 지내던 한국인 여자 아이는 결국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고 Fail을 해 다음 학기에서 교양 과목을 다시 들어야 했다. 나 역시 좋은 학점은 커녕 무사히 통과만 하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이 온라인 수업뿐만 아니라 일반 수업들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학교 본 건물 2층에 위치한 시험 센터에서 보면 되었는데 교수에 따라 수업이 있는 날 시험 봐야 하는 과목도 있고, 시험 주간 일주일 동안 아무 때나 봐도 되는 과목도 있었다. 그래서 시험 기간에도 좀 더 유동적으로 계획을 짤 수가 있었는데 시험을 좀 나중에 보면 주변 친구들에게 시험 후기와 난이도를 물어볼 수가 있어 좋았다.    


시험 센터는 가방과 겉옷을 선반에 올려놓고 들어가야 하며, 학생증을 확인하고 안내해 주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시험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치를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시험센터에 가지 않고서는 시험을 볼 수가 없다. 종이로 보는 시험보다 훨씬 더 간편하고 주관식 문제의 경우 틀린 스펠링은 빨간색으로 밑줄이 그어지기 때문에 더 좋았다. 온라인 코스와 온라인 시험 덕분에 할게 많은 학교 생활 중에 일도 하고 놀기도 하며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맥주를 좋아해 학교가 끝나면 자주 마시러 다녔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갔다.

  




토론토에서 본 첫 뮤지컬. 킨키 부츠


작가의 이전글 3-7 최악과 최고의 프레젠테이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