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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리셋되는 Monthly Plan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자

by Chroma J

매월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 드는 생각이 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지? 하지만 신기하게도 하루는 너무 길게 느껴지지고 한 달은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퇴근시간은 늦게 다가오는 것 같고 출근시간은 빨리 다가오는 것처럼, 금요일 밤부터의 주말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가끔 의문이 든다. 물론 요즘 같은 상황엔 대부분의 시간은 침대에서 여유롭게 보낸다. 그러다가 문득, 이렇게 하루를 그냥 보내도 되는 건지 초조한 마음이 들지만 늘 그렇듯 찰나의 게으름이 무언가를 하려는 의욕을 이겨버린다. 무기력함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하기에 나는 매월 초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사야 할 것과 정리할 것을 리스트로 작성한다. 물론 100% 지켜지는 건 거의 없었던 일. 하지만 늘 하던 일이고 만들어 놓은 리스트를 볼 때면 아, 다음 달은 바쁘게 보내야지! 이번에는 알차게 보내자! 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달을 기다리게 된다.


새로운 것, 새로운 곳, 새로운 인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매월 새롭게 시작되는 한 달이 소중하면서도 그냥 흘려보낸 시간이 대부분이라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간단하게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거나 장기간 플랜이 대부분일 테지만 가끔은 자신에게 설레고 재밌을 만한 일 들을 넣는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굳이 리스트에 넣지 않아도 될 만한 일들도 리스트에 우선 적어놓는다.



주말 밤새 공포영화 몰아서 보기, 자전거 타고 한강 갔다 오기, 맛있는 NEW치즈케이크 찾기, 이쁜 하늘 사진 찍어 지인들과 공유하기, 플레이리스트 정리하기, 이른 새벽 산책하기 등등 소소하지만 왠지 적어놓으면 나름 체크하는 재미도 있고 지나가는 일이라도 무언가를 했다는 기분에 나름 뿌듯하다.







몇 년 전, 일이 바빠지면서 일하는 재미에 빠져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턴 매너리즘에 빠져 모든 걸 새롭게 출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일에서 오는 재미도 있지만 비슷한 패턴의 일들이기에 나 자신이 행복하고 설레는 일들을 찾고 싶었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낯선 곳으로 여행도 가고 싶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고도 싶었지만 그러기엔 내가 살고 있던 삶엔 여유가 부족했다. 여행을 한 번가려고 하면 스케줄부터 꼬이기 시작했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가기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이렇게 지루한 일상에 지칠 때면, 주변 지인들과 하던 일들이 있었다. 모든 카페에서 나오는 신메뉴 맛보기, 제일 맛있는 케이크 찾아보기, 귀여운 사진 찾아 공유하기, 드라이브하며 서로의 플레이리스트 바꿔 들어보기 등 조금이라도 무료한 일상에서 새로운 자극을 찾으려고 노력했었다. 하루하루를 설레고 싶다면 설레는 일을 만들면 되는 것인데, 너무나도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커다란 것이 아니더라도 내가 설렐 수 있는 일이 하루 한 가지씩이라도 있다면 하루, 한 달을 보내면서 나름 재미있었던 한 달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웃고 쉽게 웃음을 잊어버린다. 그렇다면 자주 웃고 설레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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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을 유지하면서 무료함을 이겨낼 순 있지만 일에 치여사는 사람들에겐 그것마저도 처리해야 할 업무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그래서 매월 마지막 날, 다음 달에 설레는 일들로 리스트를 만들며 즐겁게 한 달을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다음 달에 쇼핑해야 할 목록이라든지,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이라든지, 새롭게 시작되는 드라마라든지, 설레는 일 투성이들을 만드는 것이다.



1년을 마무리하는 것보단 가볍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의미가 있는 기간이기에 나름 만족하는 나만의 Monthly Plan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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