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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영 Grace H Jung Jun 03. 2023

화가의 양구일기 2_우리의 땅 모든 곳을

양구 DMZ 을지전망대 '산맥' 스케치

2016년 3월 27일.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5일 차.


<을지전망대> 종이에 먹, 각 25 x 23cm, 2016


막는다고 막힐 것인가

산맥의 거대한 흐름이 남과 북을 연결하고 있다.

굵직한 덩어리로

끊임없는 산의 형성으로


높고 낮은 하나의 능선

깊이 있는 덩어리의 흐름

날카로운 철책 둘


저 하늘과의 경계는 하나의 선으로 보일지라도

그 내면에는 다양한 굴곡의 산들로 형성된

거대한 덩어리의 흐름.

우리의 땅이

이토록 깊고도 단단한 뿌리를 두고

그 위에 다양한 제각각의 삶을 형성하고 있을진대

어찌 날카로운 가시철책 두 줄이

이 장구하고 짙은 줄기를 막을 것인가.


_2016/03/27 드로잉 노트: 을지전망대




<을지전망대>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날카로운 철책조차

저 꿈틀대는 산맥의 광대한 땅 위에서는

잔가지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_2016/03/28 드로잉 노트: 을지전망대. 산맥. 철조망




<을지전망대>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남북을 관통하는 산의 맥

뿌리에서부터 하나로 자라나 이룬 덩어리니

표면 위의 그 무엇이

이 땅의 이어짐을 막을 수 있겠는가.


_2016/03/28 드로잉 노트: 을지전망대. 산맥




<을지전망대> 종이에 먹, 16 x 21.5cm, 2016


하나로 잇는
힘찬 꿈틀거림



내가 서있는 곳에서, 을지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땅과 우리의 땅 모든 곳을 그릴 수 있기를. 우리를 하나로 잇는 저 힘찬 꿈틀거림을 그려내기를. 이 그림이 우리나라와 세계에 하나됨의 아름다운 마음을 울리기를. 내게 저 힘참을 그려낼 기운을 허락하소서. 뜨거운 마음을.


_2016/03/29 아침묵상(창 13:14-15) 중에: 눈을 들어 바라보는 북남동서 모든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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