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박수근미술관 작업실 '단장의 능선' 먹 작업, 콜라주, 채색
2016년 5월 26일 - 6월 7일.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65-77일 차.
먹 번짐과 먹선, 그리고 먹 뿌리기를 번갈아 쌓아가고 있다.
작업대 주변에 완성된 산맥과 땅굴 작업 그리고 드로잉들이 걸려 있는데, 작업실이 좁아 거리가 멀지 않으니 거칠고 빠른 붓질에 튕겨 나간 먹들이 대개 용케 피해 가기는 하나 몇몇 흔적으로 뿌려진다. 머, 이게 현실인 것이지. 흠이 아닌 하나의 부분으로 잘 자리하리라.
_2016/05/26 작업노트: 단장의 능선 30호 4폭
아교와 물과 먹을 뿌리고, 그어 번지게 하고, 말리고, 다른 한지를 겹치고 하여 수차례 오랜 시간을 들인다. 번짐으로 겹쳐지고, 종이의 겹침으로 다시 스미어 겹치고, 하나의 번짐 안에도 먹과 물과 아교가 시간차를 두고 자취를 남긴다.
시간의 기록
시간의 기록. 선과 형의 조형적 아름다움 외에도, 쌓임과 겹침 그리고 스밈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기록들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결합이 콜라주의 가치이다.
_2016/05/27 작업노트: 먹 번지기
천 위의 번짐은 이제 웬만큼 밑작업이 다 되었다. 번지고 뿌리고 그은 먹이 번갈아가며 얽혀있는 양이 보기 좋게 구성되었다.
전체 4폭 중 중앙 2폭의 장지 화면에서 먹이 밑으로 많이 스며 먹혀버려 농도변화의 섬세함이 부족하나 콜라주로 보완하려 한다. 장지의 누런 색은 옆의 캔버스천 색깔과 같게 하느라 표백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였으니, 콜라주 되는 먹 작업의 하얀 순지가 숲의 나무처럼 정교하게 색까지도 고려되어 선의 힘을 획득해야 하겠다.
_2016/05/30 작업노트: 단장의 능선 30호 4폭
30호 작업에 콜라주를 하는 동안 소품에 색채를 올리는 실험을 하려 한다.
Flow Release를 사용하여 천에서도 한지에서와 같은 번짐의 효과가 나는지 보았다.
_2016/05/30 작업노트: 단장의 능선 2호 4폭
토요일 새벽에 평형기능장애로 핑글핑글 돌기 시작하여 아직 낫지를 못하였다. 약을 먹으면 종일 자버리기도 하고 약도 이제 얼마 없으니 어제저녁부터 끊기는 하였는데 여전히 어지러워 평범한 작업이 쉽지가 않다. 주의 소유된 나를, 나의 하나님이신 주께서 책임지소서.
_2016/05/30 아침묵상(레 25:55) 중에: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