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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영 Grace H Jung Jun 10. 2023

화가의 양구일기 4_화가로서 원하는 것

양구 박수근미술관 작업실 '산맥' 먹 드로잉, 콜라주

2016년 3월 29-31일.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7-9일 차.


'산맥' 100호 먹 드로잉 콜라주 작업과정 _2016/04/01


먹선 드로잉과 번짐의 교차 겹.

콜라주: 힘의 응축. 만남을 통해 증폭된 예기치 않은 힘 창출.


콜라주,
버림과 덮음의 가치


 

일필휘지. 간결한 하나의 선으로 혹은 몇 선의 구성으로 온전한 개념과 느낌까지도 표현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나 어쩌면 이것은 지극히 이성중심, 인간중심에 기초한 것일 수 있다. 완벽주의 - 극도의 이상. 인간은 실수가 잦고 때로는 엉망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의 이상적 귀결을 맺는 것이 은혜의 이치가 아닐까. 


한 선, 한 획을 그을 때 이것이 최선, 최고의 유일한 완결이길 바라며 마음가짐과 몸짓과 생각을 일치시킨다. 그럼에도 만들어진 미흡하거나 어그러진 부분은 콜라주로 재조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온전함으로 재탄생된다. 이것이 콜라주의 묘미이고 버림과 덮음의 가치이다.


_2016/03/30 작업노트: 콜라주




'산맥' 100호 먹 드로잉 콜라주 작업과정 _2016/03/29


어제는 지쳐가는 오후에 의정부교회 목사님과 성도들 10여 분이 방문하셨다. 궁금하여 기웃거리시기에 작업실 안으로 모셨는데 사생드로잉들과 먹 밑작업뿐이었음에도 앞으로의 작업 내용과 방향을 듣고 무척 흥분하여 같은 마음으로 좋아해 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나의 생각과 방향이 충분히 일반인에게도 같은 강도로 전달되어 기대케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내게 감동으로 다가와 그림에 장시간 혼신을 쏟아부을 정도의 의미가 된 양구의 모습, 이 땅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같은 의미와 감동으로 전해진다는 것. 그림을 통한 소통이 아니겠는가. 내가 본 곳곳이 사람들에게 새롭게 해석되어 보이고 나의 해석이 그들에게 놀라운 발견이 되고 생각의 변화까지 이끈다면 화가로서 원하는 진정한 소통과 전도자의 사명을 이루는 것이리라. 


그림을 통한
소통


오늘도 주께서 주실 만남을 기대한다. 새롭게 보게 될 양구를 기대한다. 귀하게 사생을 해 온 을지전망대와 땅굴이 어서 재해석된 드로잉으로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이 외로운 시간을 이겨낼 힘을 주여, 허락하소서. 

 

_2016/04/01 아침묵상(창 21:1-2) 중에: 작업실 방문객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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