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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이 Dec 12. 2021

 미리 크리스마스~

언제부터였을까?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면 들뜨기보다는 그저 또 한 해가 저문다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돌아보면 딱히 이루어낸 일도 없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마치 눈 내린  질척거리는 도로처럼 회색빛인 적도 많았다. 그러다 그나마 돌아보지도 않는 해가 이어지기도 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한 큰  기대도 없이 그냥 무심하게 바라보고 흐르는 시간에 마음도 흘러갔다.


어릴 때는 리스마스 전에 내 생일이 딱 붙어있어서 뭐든 생일과 크리스마스를 겸해서 얼렁뚱땅 넘기는 것도 불만이었다.

주로 솔로로 지냈던 대학생 때는, 부모님이 송년 모임으로 항상 바쁘셔서 내 생일 겸 크리스마스를

당겨서 가족 식사로  대체하고 생일날 짝 없는 외로운 친구들끼리 한잔하곤 했었다.  20대 중반부터는 지금의 남편과 만났다 헤어졌다 했으니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커 타임을 가졌다가 고독했다가 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30대 결혼 후엔 아이들 때문에 선물과 트리를 챙겨 온 것 같다. 거대한 트리를 설치했다가 낑낑거리며 철거했다가~재작년에 그 커다란 트리를 철거하며  내다버리고 (속이 시원했다) 작년부터 친구가 준 오르골로 대체했다.


돌아보니 크리스마스를 온전히 나를 위한 이벤트로 꾸며본 일은 없는 것 같다.

결혼 전엔 애인이나 친구가, 이후엔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야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나 보다.


나이 들수록 크리스마스나 생일이 별거 인가 싶다.

올해엔 그간 수고한 나를 위해 혼자만의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계획해 볼까?

(오,  갑자기 설렌다. 스스로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부터 골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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