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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이 Dec 29. 2021

뚱냥이어도 괜찮아!

크림이와 캣타워


크림이의 서식지는 온 집안 곳곳이지만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곳은 길이가  165센티미터가량  되는  캣타워의 탑이다.


틈만 나면 탑에 올라가  시간을 보내는 크림이 모습

크림이는  캣타워 꼭대기 원형의 공간에 맞춰 몸을 둥글게 말고 잠을 자거나 창밖이나 집안을 관망하듯 내려다보는 것을 즐긴다. 적으로부터의 어떤 위협도 없는 높은 곳에 유유자적 누워 가늘게 눈을 뜨고 이리저리 구경하는 크림이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한번 캣타워에 올라가는 경험을 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잠도 자고 한가로이 누워 관망중인 크림이


참 재밌겠다 싶은데 언젠가부터 크림이가 캣타워를 올라가질 않았다. 방바닥, 욕실 바닥, 소파 위, 여기저기 남의 침대를 오가며 쿠키와 머무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혹시 관절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가 매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변기를 딛고 세면대에 올라 흐르는 물을 마시는 걸 보면 관절은 멀쩡해 보이는데 그렇게 좋아하던 캣타워를 거들떠도 안보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고 어느 날, 딸이 그 이유를 알아냈다.

크림이를 캣타워로 유인했더니 '아참, 캣타워가 있었지~'하는  얼굴로 깡충 뛰어 신나게 올라가더니 이내 내려오고 말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포즈를 취해도 살이 찌고 부쩍 큰 크림이는 예전처럼 캣타워 탑에 몸을 누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떻게 자세를 잡아도 좁아 불편해 ㅠㅠ


자세를  바꿔가며 어떻게든 자리를 잡으려 몸부림을 치다가 우울한 얼굴로 포기하고 내려왔다고 한다.


딸아이가 가족방에 찍어 보낸  크림이 모습에

다들 눈물이 찔끔 나도록 웃고 말았다. 안쓰러운 한편 잘 자라주어서 너무 고마운 맘이 든다.

우리 집 와서 포동포동 이쁘게 자랐으니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뚱냥이면 어때! 건강하면 되지~

아주 큰 캣타워 사줄게 크림아 조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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