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는 여행가방을 보면 꼬리가 내려가고 슬픈 표정이 된다. 가족들이 일 년에 두어 번은 여행 가느라 병원에서 운영 중인 애견호텔에 맡겨진 적이 종종 있었다.
6개월 된 쿠키를 처음 떼어놓았을 때가 생각난다. 애기 쿠키 생각에 맘이 아파 병원에 국제전화를 했었다. 밥도 물도 안 먹는다는얘기에 눈앞이 캄캄했다. 전화를 좀 바꿔달라고 부탁하니 병원에선 그저 황당해하기만 했다. 내 목소리 들려주고 이틀 후면 가니까 제발 밥 먹으라고 부탁하고 싶었는데...
그게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병원에선 결국 쿠키에게 전화기를 대주지 않았다.ㅠ
그래도 다행히 쿠키가 세 살 이후부터는 이모네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쿠키와 친해진
언니와 조카들이 오히려 우리가 여행 가기를 기다릴 정도가 될 만큼쿠키에게 푹 빠졌기 때문이다.
또한 페이스톡으로 매일 전화도 가능해서 쿠키나 나나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근데 크림이가 와선 일이 복잡해졌다.둘이 오누이처럼 지내는데 쿠키만 언니네 맡길 수도 없고 화장실이며 모래며 사료며 짐이 유독 많은 고양이는 어디 부탁할 수가 없는것이다. 또 고양이의 특성상 서식지를 옮기는 것도 좋지 않다.
목에 가시가 걸린 듯 하루하루가 지나가는데...
고민 고민하다 친정어머니께 부탁을 드렸더니흔쾌히 우리 집에 계셔주기로 하셨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우리 친정 식구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개와 고양이를 예뻐하기 때문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엄마가 와계시니 같은 동네 사는 언니와 조카들도 줄줄이 쿠키앤크림이를 보러 자주 올 것이다~^^
언니와는 자매지간에 같은 동네다 보니 친하게 지낼 일도 다툴 일도 많다. 서운한 게 있어 삐져있다가도 쿠키와 크림이가 보고 싶은 언니는 사과 대신 전화해서 쿠키앤크림 이야기를 하면 못 이기는 척 금방 마음을 풀고 우리 집에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