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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마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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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Sep 29. 2017

쿤상과 다와

인도 라다크, 내가 사랑하는 곳에서 지낸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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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상의 남편 다와는 레의 농업 관련 정부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서 레와 라다크의 농산물 경작과 교육 등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겉으로 늘 장난스러워서 그가 이런 멋진 능력을 갖고 있는 지적인 사람일 것이라고는 추측하기 어려웠다. 그러니까 나의 숙소이자 이들의 행복한 집의 정원은 사실 다와의 실험실인 것이었다. 이 곳은 라다크의 농업과 산업을 유지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다와가 새로운 작물을 들여 와서 라다크의 춥고 건조한 기후에 잘 적응해서 자랄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는 곳이었다. 쿤상은 나를 정원으로 데려 가서 프랑스에서 가지고 온 블랙베리 나무를 보여 주고, 작물 하나 하나를 설명해 주었다. 그녀가 이 작물들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키워 내고 있는지 그녀의 몸짓들을 통해 여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다와와 대화할 때 그는 한 달 정도 레를 벗어나서 라다크 전역을 돌면서 농경 관련 교육을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고 몇 년 전 라다크에서 기록될 만한 홍수가 났을 때 큰 공헌을 세워서 상을 받았다는 말도 내게 했었다. 그 때 다와의 능력을 알아 보고 크게 호응해 주지 못한 게 새삼 미안해졌다.ㅎㅎ 능력자 다와!!

쿤상은 최고 미덕은 배려와 따뜻함! :)

나는 그녀와 얘기하는 시간을 너무나 즐겼고, 한 번 시작된 얘기들은 몇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숙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정말 한 명 한 명씩 다 챙겼다. 그들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는 화제를 건네며 그들에게 예외 없이 따뜻한 라다크 어머니가 되어 주었다. 그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ㅎㅎ

다른 군더더기 말 필요 없이, 이 곳은 그저 따뜻한 사랑이 매우 넘치는 집이었고 쿤상의 지혜로움이 그 단단한 사랑을 받치고 있었다. :)

그녀는 누가 봐도 다시 없을 것 같은 현모양처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여성스러운 모습이었다기 보다는, 너무나 지혜롭고 따뜻하고 품이 넓은 모습으로 가족의 행복과 평안을 위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매사에 노력하는 사람. 그렇게 감사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녀가 당연히 다른 라다키들처럼 20살 무렵에 알맞게 결혼을 해서 너무나 예쁘고 다복한가정을 꾸려서 우리의 관점에서 '전업주부'의 길을 참 행복하게걸어 온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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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달리 내가 마지막에 아침을 먹었나 보다.

다른 여행자들은 이미 바쁘게 나갔고, 책을 읽다가 언제나처럼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식사를 끝내니 열 시 즈음 되어 간다.

어느새 우리는 마주 앉아서 한참을 얘기하고 있었다. 그녀 뒷편으로는 라다크의 아름다운 산줄기와 레 왕궁이 새파란 하늘 아래 아름답게 펼쳐진 더없이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내 마음이 다 상쾌해질 것같은 그런 라다크 특유의 아침.

나는 행복하고 다복해 보이던 그녀를 보면서 늘 궁금하게 여겨 왔던 질문 하나를 던졌다.

바로, 결혼!

나는 한국에서 어쩔 수 없이 결혼 적령기 혹은 이를 살짝 넘어 가고 있는 나이 대의 여자였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결혼을 갈망하지는 않으나 결혼 생활이란 어떤 것인지 20년 가까이 너무나 현명하게 이 생활을 이어 오고 있는 듯한 그녀에게 꼭 물어 보고 싶었다. 너무 내 나이 대에 맞는 상투적인 질문으로 보이지 않을까 주저하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쿤상, 결혼 꼭 해야 하는 거에요? 결혼하면 어때요? 정말 행복해졌나요?”

결혼에 대한 나의 관점을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면서, 나는 결혼을 하면 어떤 느낌인지 현실은 어떤 것인지 등 평소 궁금한 점들을 물었다.

그녀는 너무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ㅎㅎ

“지은, 몇 살이지 지금?

그녀가 나의 나이를 물었다.

그런데 정말 의외의 말들을 그녀가 들려 주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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