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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Nov 12. 2017

아름다운 스촨성의 히말라야

야딩 / 리장

야딩으로 향하기 위한 관문 따오청으로 향하기 위해서 소위 빵차라고 하는 미니 버스와 기사를 알아 보았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 곳으로 드디어 가는구나. 우리 기사 아저씨는 너무나 인상 좋으신 티베트 할아버지였다. 티베트인들이 기후상 원래 자주 씻지 않아서 아주 조금 냄새가 폴폴 나는 것 빼고는. 보통 티베트 지역에는 큰 언덕의 정상 즈음에 타르초라고하는 물, 공기, 불, 흙, 물의 5가지 자연의 기본 구성요소들을 상징하는 5가지 색상으로 만들어진 깃발을 걸어 둔다. 그리고 티베트인들은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경배를 표하는데, 할아버지는 타르초를 볼 때마다 너무나 정성스럽게 인사를 드렸다. 겨울이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야딩의 오색해까지는 트레킹이 되지 않는단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야딩의 아름다운 자연의 명성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기에, 즐겁게 뒤돌아 설 수 있었다. 


이제 리장으로 향했다. 동양의 베니스라고 하는 리장. 4천 개의 가옥들 사이로 만들어진 수로와 300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곳! 특히 이 물은 리장을 감싸고 내려다 보고 있는 히말라야 자락인 옥룡설산에서 오는 물로, 매우 맑아 식수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리장은 상업적인 느낌이 물씬하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이국적이면서 아름다운 곳이었다.


특히 이 곳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 센과 치히로의 모험 > 의 배경이 된 곳이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2층 목조 건물과 줄줄이 걸린 홍등의 아름다운 중국 뒷골목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상업적인 걸 알면서도 아름다움과 이국적임에 설렐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정말 중국에 와 있긴 하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던. 뭔가 < 화양연화 >에 나오는 색감 고우면서 관능이 언뜻 느껴지는 장만옥의 세련된 치파오를 입고 거닐고 싶은 거리. 그렇게 영화에서처럼 뒷골목에서 누군가와 뜨거우면서 설레는 눈길을 주고 받으며, 내 마음을 나누고 싶은 그런 설레는 밤이었다. 화려한 찻잔 위에 연기가 물씬 하는 차를 함께 나누거나, 아니면 술을 나누거나. 그 중국의 강렬한 붉은 색감에 내 마음마저 움직이던 곳이었다. 


리장의 숙소는 배낭 여행자들이 무조건 향하는 Mama Naxi’s Guesthouse로 주저없이 낙찰이었다! 윈난성은 50여 개의 소수 민족들로 이루어진, 중국에서 가장 다채로운 문화를 지닌 곳이다. 그 중 나시족(Naxi)은 모계 위주의 사회로 여성의 생활력과 발언권이 굉장히 강한 민족이다. 리장은 나시족의 주 거주지로, 내가 찾아 간 게스트하우스의 엄마도 전형적인 나시족 여성으로서 그렇게 호탕할 수가 없었다. 2층 목조의 큰 가정집 같은 이 곳은 너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스촨성에서와는 다른 맑고 쨍한 날씨를 만끽하러 오후 산책을 나섰을 때 햇살에 자연스레 번지던 미소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마땅히 가야만 하는 곳도 없고 해야 하는 일도 없었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이 곳과 골목을 돌아 다니면 그만이었다. 리장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여행 부추김 노래 1위라고 하는 김동률의 < 출발 > 뮤직 비디오를 보시길! 나 또한 딱 그런 느낌과 여유로 내 여행의 순간들을 즐기고 있었다. 혼자이며,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그 자유를 만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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