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 준비를 하다 거울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거울 속에는 세월의 흔적을 정직하게 담아낸 한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와 거울 속 외모는 분명 제 나이를 말해주고 있었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내 마음의 나이는 몇 살일까?"
가만히 마음의 결을 따라가 보니, 제 마음은 '서른일곱 즈음'의 어느 골목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두 아이의 엄마로 분주했고, 삶의 무게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직장 생활에 뜨거운 열정을
쏟아붓던 때였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경험은 두터워졌고, 아이들은 훌쩍 자랐으며,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의 온도는 여전히 가장 뜨거웠던 그 서른일곱의 계절을 살고 있습니다.
흔히들 "나잇값 해야지"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 말속에는 '나이에 맞는 행동'이라는 보이지 않는 테두리가 설계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오십이 넘었으면 무게감이 있어야지", "새로운 도전은 위험해", "주책없어 보이지 않으려면 적당히 행동해야 해"라는 암묵적인 규범들 말이죠.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리 딱딱하지 않습니다.
제 마음속 아이는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에 어깨를 들썩이고 싶어 하고,
새로 생긴 카페의 인테리어에 설레하며,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을 배우는 것에 호기심을 느낍니다.
이는 '철없음이나, 나잇값 못하는 행동과 마음'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잃지 않은
'진짜 나의 본모습'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의 나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나답게 살아가는 가장 첫 번째 용기라고 믿습니다.
마음의 나이를 존중할 때 찾아오는 선물들
마음의 나이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면, 삶에는 작고도 위대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뀝니다.
나이가 들면 변화가 귀찮아진다고들 하지만, 마음의 시계를 젊게 맞추면 낯선 기술이나 운동,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다가옵니다.
감정의 근육이 유연해집니다.
나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않게 됩니다. 작은 것에도 감탄할 줄 알고, 실수 앞에서 쑥스럽게 웃으며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여유가 생깁니다.
삶의 질감이 선명해집니다.
'나는 여전히 생동감 있다'라는 믿음은 신체 건강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냅니다.
실제로 마음의 나이가 실제보다 젊다고 느끼는 사람이 스트레스 지수가 낮고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죠.
나잇값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값'
마음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식사로 신체의 리듬을 맞추고, 책과 유튜브, 온라인 클래스라는 넓은 바다에서 끊임없이 배움의 노를 저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억지로 잡던 '무게'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느라 에너지를 쓰기보다,
나다운 '자연스러움'을 선택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근사한 중년이 됩니다.
주민등록상 나이는 오십을 훌쩍 넘겼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서른일곱입니다.
저는 이 기분 좋은 괴리감을 즐기며 살아가려 합니다.
그 뜨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배우고, 일하고, 사랑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지금 몇 살의 계절을 지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