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무너짐 속에서 되돌아보는 우선순위 02

등가교환의 법칙

by Grace Onward

번아웃이 온 걸까?



나는 인정할 수 없다. 번아웃이 오려면 더 바쁘고, 눈코 뜰 새 없이 굴러가야 하는 거 아닌가? 난 눈 잘 뜨고 코로 잘 숨쉬고 다닌다. 삶에 틈새가 있는 편인데?



그래서 지난 한 달, 특히 지난 2주를 들여다봤다. 매일 수업이 있다.



강의가 매일 있는 건 풀타임 대학원생이니 당연한 일이다. 내 알바 시간을 보자. 적을 때는 주 10시간 정도 알바를 하고, 퍼스널 트레이닝·과외·클리닉 스케줄이 그대로라면 평균 주 15시간 정도다. 일이 많아지거나 상담이 길어지면 주 20시간이 넘기도 한다.



이게 많은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시험 점수를 보니 분명히 뭔가 잘못된 건 맞다.



나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믿는 사람이다. 삶은 언제나 등가교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원한다면 반드시 내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



공부를 더 하려면 일을 줄이든지, 잠을 줄이든지, 무언가는 포기해야 한다.



정말 스트레스나 번아웃이 원인이라면, 최소한 주 1–2일은 일과 공부를 완전히 비워둔 휴식을 줘야 한단다. 하지만 그건 나에겐 사치다.



알바는 월세와 식비 같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주말에도 공부와 일을 멈출 수 없다. 못 하는 거지, 안 하는 게 아니다.



고민이다. 내 현재 상황에서 최선은 무엇일까?



새삼 공부도 잘하고, 일도 다 해내는 사람들. 어떻게든 버텨내는 그들의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하다.



책상에 앉아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을 찾으려 했지만, 오히려 고민만 더 많아졌다.



다만 하나만은 분명하다. 이 고민이 나를 괴롭히는 동시에, 나를 앞으로 끌고 간다는 사실이다.



무너졌다고 해서 가만히 자포자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찬물 샤워하듯 정신이 번쩍 들고, 다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게 된다.



이번 대학원 과정은 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무사히, 탁월하게 끝내고 싶다. 그다음은 MCAT, 그리고 의대 지원. 하지만 대학원 성적이 엉망이라면 나 스스로 기회를 내던지는 꼴이다. 그럴 순 없다.



정신 차리자. 어떻게든 잘 쉬고, 잘 공부하고, 잘 일하면서 끝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가고 싶은 길 위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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