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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학자P Jan 10. 2019

필설로도 다 할 수 없는 슬픔의 기록

제주 다크 투어리즘 기록 (3) 제주 4.3 평화공원


 소설가 현기영은 제주 4.3 사건의 슬픔을 눈물로도 필설로도 다 할 수 없다 했다.


붙이기를, 그 사태를 겪은 이들에게 눈물이란 덜 서러울 때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여전히 제주 4.3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나 역시 단순하게, 대략적으로 정의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제주 4.3 사건:
 1947년 3월 1일을 기점을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학살된 사건.

/ ‘제주 4ㆍ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주도로 떠난 다크 투어리즘에서 제주 4.3 평화공원은 가장 잊지 못할 곳 중 하나다.

이 곳에서 4.3 사건이 무엇인지 드디어, 알게 된 듯하다.

 무엇보다 이 일을 알리기 위한 전시관의 구성과 흐름, 디테일이 무척 공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제주 4.3 평화공원의 전시관은 동굴 같은 곳을 지나 백비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백비가 누워있는 곳의 천장. 저 높이 눈부신 하늘이 보인다.


 백비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는 비석이어서 백비다. 제주 4.3 기념관의 상징과도 같다. 명명되지 못한 기억이기에, 이 비는 누워서 저항하고 있다. 이름 붙이지 못한, 은폐되었던 역사의 사건에 대한 고발이다.


 백비는 물론,

제주 4.3 평화 공원의 전시관은 사건과 재현에 접근하는 디테일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사건의 개요와 정보들을 과거 박물관처럼 나열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제시했다. 미디어 작품이나 조형물 등 각종 예술 작품과 연계하기도 하고,

자칫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재현의 윤리에 고민이 될 법한 것들을 조심스럽게 다룬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렇기에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도 어렵지 않게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는 곳이었다.




 위의 사진들처럼, 구체적인 사실과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재구성해 표현했다.

익숙한 예술 작가들의 이름도 곳곳에서 보였다.




물론, 차마 사진조차 남길 수 없었던 아픈 공간이 있었다.

다랑쉬굴을 재현한 곳이다.

이 곳은 직접 방문해보길 바라는 바이다.




 제주 다크투어리즘에 관한 사진 기록은 이쯤 해두고,

애도와 예술에 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다음 글에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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