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과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다. 나는 사람들의 부정적 조언에 생각보다 에너지를 쏟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영어 공부 역시, '매번 국내파는 한계가 있다, 그쪽은 너무 늦게 시작해서 해외파랑 다를 수밖에 없다, 어렵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숨 쉬듯 듣는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별로 크게 관심이 가진 않는다. 그래서 공부를 안 할 거여, 뭐여~ 어차피 할 공부 아닌가. 마음이 요동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런가 보다, 그렇게 보이나 보다 싶다. 그들이 내게서 한계를 보든가 말든가 나는 그냥 지금 눈앞에 주어진 공부를 해나갈 뿐이다.
우리 모두는 <금발이 너무해> 엘 우즈 같은 경험이 있지 않나?
왜냐하면, 나는 언제나 이변의 역사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삶의 곳곳에서 언제나 '그 길은 어려울 거예요,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어요', 뭐 그런 말들을 들어왔다.
그리고 역시나 언제나, 나는 사람들이 그어놓은 한계보다 더 많이, 더 높이, 상상하지 못한 길들로 성취해왔다. 내가 잘해서, 노력을 많이 해서 이런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것들도 하나의 변수이기도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뛰어넘는 다양한 변수로 가득하고, 인생은 우리에게 굉장히 재미있는 선물들을 곳곳에 숨겨놓았다.
그래서 나는 걸어가는 길 자체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 그 길을 가봤는데, 자갈길이더라 라고 한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자갈길이 발 지압이 되어서 시원하더라 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그렇다, 지금 아침 조깅을 하고 왔더니 욱신한 것이 발 마사지가 받고 싶단 생각에 황당하게도 이런 예시가 생각났다. ㅎㅎ) 모두가 해변을 떠올릴 때 폭신한 모래사장만을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몽돌해변의 자갈 소리, 파도소리를 사랑하는 이들도 있는 것이다.
솔직히 이건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 아닌가 싶긴 한데, 그냥 툭 까놓고 말해보자. 당신이 태어난 건 어떤가? 그 수많은 불가능성을 뚫고 태어나지 않았나? 수 억의 정자들이 옆에서 '확률 봐라. 이건 말도 안 된다, 한계가 있다'라고 했을 텐데...?
무조건 희망 회로를 돌리자는 말이 아니다. 애초에 우리의 생각대로 되었던 일은 없다. 한계란 참 우습지 않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알량한 인간의 뇌가 예상한, 더군다나 나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타인의 엉성한 시나리오 때문에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는 거다. 그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나타났을 때 인생의 파도를 더욱 즐겁게 타기 위해서 우리는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면 그만인 것을!
그래서 나는 언제나 배움의 순간이 즐겁다. 이 배움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어떤 미래의 놀라운 순간에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긍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부정적일 필요는 더욱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