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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학자P Sep 12. 2018

돌하르방을 원 없이 만나고 싶다면

제주도 미술관 나들이(2) 돌하르방 공원


 미술관을 들르러 지난 주말 제주도에 갔을 때, 엄마는 돌하르방이나 실컷 보고 오라고 했다.

그냥 지나가는 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정말 돌하르방이 보고 싶어 졌다.


 내가 제주도에 가서 돌하르방을 관심 있게 본 일이 몇 번이나 되었던가?

 미술관과 각종 전시관을 둘러보는 일정이 끝나고 내비게이션에 대충 돌하르방 공원을 찍었다.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 돌하르방 공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니 이런 공원이 있다고? 민속마을은 아닌 듯한데, 하며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북촌에 위치한 평화의 숲 북촌 돌하르방 공원.

도착해서 알고 보니 이곳은 돌하르방을 주제로 하는 사설 미술관이었다.

역시 끝까지 미술 탐방을 하게 되는군, 하면서 인당 6천 원의 티켓을 끊어 궁금함을 안고 입장했다.




각양각색의 돌하르방을 만날 수 있는 곳임은 틀림없었다. 창작자의 창의력이 빛을 발한다.

꽤나 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온갖 돌하르방이 다 나온다.

사진을 이렇게 저렇게 찍어보시오, 하는 가이드도 잘 되어 있다.

숲길에서는 걷는 동안 곳곳에서 음악도 나온다.


만약 진정 오래된 제주의 돌하르방이 궁금하다면 꼼꼼히 검색을 해보고 찾아가야 한다.

현재 47기 정도가 남아있는데,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안다.


돌하르방뿐만 아니라

조악한 느낌, 그러나 아기자기한 맛에 괜히 웃음 짓게 되는 조형물들이 정말 많았다.




위 사진은 캔을 활용한 부엉이,

아래 사진은 병 바닥을 이용해 만든 복(福) 자인 듯 싶다.

이렇듯 재활용품을 활용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산책로 자체의 자연 풍경이 아름다웠다.

다만 모기에 좀 뜯겼다.


공원을 돌아 나올 때쯤엔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공간도 있었다.

아기자기한 드로잉이 걸려있었다.




이번에 처음 둘러본 평화의 숲 돌하르방 공원은

대단히 압도적이거나, 대단히 놀랍고 특색 있는 무언가는 없었다.


하지만 고즈넉한 풍경과 소소한 볼거리가 끊임없이 있었다.

코스도 제법 길었고(5000평 정도 된다고 하니), 식사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동선이 가까울 때 이곳을 들르면 좋을 듯하다.



기념품샵을 겸한 카페 공간에 들어와 보니, 이 공원의 김남흥 대표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나중에 팸플릿을 보니, 이 돌하르방 공원은 15년간 제주도 토박이 예술가 김남흥 대표가 만든 미술관이란다. 자연과 예술의 공존을 목표로 한 듯한데, 잘 가꾸어진 산책로가 인위적이지 않고 정말 좋았다.


이번에 제주도를 둘러보며 더욱 체감했는데,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돌하르방도, 공간도, 어쩐지 보는 내가 따스해져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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