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별거 있나요?

그런 삶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by 서툰사남매맘


며칠 전, 참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7년 동안 부목사로 섬기셨던 목사님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5년 전, 사역지를 옮기신 후로는 뵙지 못했는데, 여전히 그리운 얼굴이었지요.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분으로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나는 찬양인도를 맡았습니다.


처음 발을 디딘 예배당은 크진 않았지만 아담하고 따뜻했습니다.


오랜만에 뵌 목사님 부부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어쩌면 그보다 더 깊고 단단해진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우리는 마치 동창회에라도 온 듯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바빴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셨어요?"

"아이들은 많이 컸겠네요."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채웠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인생이란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 하고요.



정현숙 작가의 책 『오늘도 이혼주례를 했습니다』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닐까요. 뭔가 특별할 것 같은 사람도, 시간도, 사건도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특별할 것도, 자랑할 것도 없는, 그저 함께 살아가는 삶. 그러니 너무 애쓰지도 말고, 너무 비장해지지도 말며, 그저 내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만 더 다정해지는 삶. 그런 삶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날의 나는, 바로 그런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오래된 인연과 웃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따뜻한 시간.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것 같은 그 하루가 내겐 가장 소중한 하루였어요.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좋은 삶’을 정의하곤 합니다.


더 나은 자리, 더 많은 성취, 더 뚜렷한 존재감.


하지만 그날의 예배당에서 나는 배웠습니다.


‘좋은 삶’이란 어쩌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는 일인지도 모른다고요.



그게 곧, 충분한 삶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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