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진주린 Jan 17. 2022

커피계의 에르메스? 진짜?

줄 서서 먹는 싱가포르 바샤 커피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다른 브랜드 커피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여기가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린대, 진짜 궁금하다."

-"에이 그거 다 상술이야, 에르메스 수준까진 아니겠지."


"아니 그래도 꽤 괜찮나 보지, 나는 궁금한데?"

-"오히려 맛이 없으니까 그런 말을 붙인 거지."


한 20분을 그렇게 논쟁을 벌이다 점원의 눈초리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틀 뒤, 강군이 갑자기 그 논란의(?) 카페를 가자는 것이다.

마케팅이고 상술이라더니 자기도 그 커피 맛이 궁금하단다. 역시 그 마케팅에 걸려들었구나!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바샤커피'

싱가포르의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몰 1층엔 항-상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 그 카페가 있다.

메인 컬러도 에르메스처럼 오렌지 빛인 '바샤 커피(BACHA COFFEE)'다.


언제나 줄이 긴 데다, 워낙 인테리어가 화려해서 그 위압감에 발길을 돌리곤 했는데, 오늘은 드디어 줄을 서봤다.

한 10여분 기다리니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웨이터 분이 우리를 안내했다.


메뉴판을 펼쳐 보고 놀란 점은 일단 커피 종류가 무지하게 많다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점이다.

커피는 한 보틀 당(2인분) 8달러(약 7,000원) 정도에, 빵이나 디저트는 대략 4~8,000원 정도.

가격을 본 강군은 이 정도면 '커피계의 챔피온(브랜드 champion)'이라며 스타벅스보다 저렴한 수준 같다나 뭐라나.


커피 종류는 국가별, 커피 향의 세기, 카페인 유무 등의 기준으로 워낙 다양해서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조차도 꽤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산미 있는 베이직한 커피와 'winter party'라는 이름의 커피, 그리고 인기 있는 크로와상(피스타치오, 오렌지)과 전통 빵을 디저트로 골랐다.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바샤 커피의 역사를 담은 두꺼운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진열된 제품들도 보는 재미가 톡톡했다.


무엇보다 화려한 중동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화려한 식기들, 독특한 음악, 커피를 만드는 소리 등이 한데 어우러져

싱가포르라는 외국에서도 마치 또 다른 해외 여행지를 간 듯한 느낌에 젖을 수 있어 좋았다.


두 개의 커피 중 하나는 스타벅스와 약간 비슷하면서도 산미와 탄 맛이 살짝 강했고

'winter party'라는 커피는 계피향과 함께, 떪은 차에서 느껴지는 은은함 맛이 특징이었다.


크로와상은 안이 비어 있지 않고 피스타치오 잼과 오렌지 조각 등이 각각 들어 있어 같이 나온 잼과 크림을 곁들여 먹으면 달고 고소하니 맛있었다.

 

커피와 함께 바닐라 크림과 굵은 브라운 슈가, 바닐라 파우더도 제공되는데, 왠지 대충 마시면    같은 분위기를 뿜어댄다.


우리가 그냥 카페인 충전을 위해 들이마시는 아. 아 말고, 향을 느끼고 디켄딩을 해 정성 들여 느끼는 와인 같은 커피라 하면 맞을 것 같다.

(여기서 반전은 나는 커피도 와인도 안 마시는 사람..)


한참 이곳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알게 된다.

이곳은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와 서비스가 '에르메스급'이라는 것을.


적당한 소음을 베이스로, 오래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테이블 구조와 젠틀한 직원들, 예쁜 패키징과 보는 재미가 가득한 인테리어까지.


이날 우리뿐만이 아니라 주변 자리에 앉은 다른 손님들도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누다 가는 것을 보니 분위기에 오는 사람들도 꽤 많겠구나 싶었다.


화려한 매장 외관과는 달리 생각보다 편안한 내부 분위기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도 예상치 못한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나처럼 인스타그램에 빠져 있는 사람을 위한 감각적인 색감과 디저트들도 이곳의 장점 중 하나다.


남들 줄 서서 가는 일명 '핫플레이스' 같은 카페나 식당은 북적이고 비주얼만 화려할까 그게 늘 걱정인데,

이곳은 마치 너~어무 도도하고 예쁜 전학생이 알고 보니 털털하고 성실한 성격이라 단짝으로 만들고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


멀리서 찍어 달랬더니 광각을 제대로 넣으신 강군, 그리고 싱가포르 내 바샤커피 5곳 위치가 적힌 명함.

싱가포르에서 '바샤 커피' 매장은 총 5곳인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ION몰 1층, 그리고 공항에 있는 두 곳.

ION몰 지점은 카페를 들리고 쇼핑할 곳이 많아서 좋고, 공항 지점은 출국 전 급하게라도 들려볼 수 있으니 추천한다.


매일 가는 스타벅스에 질렸다면 혹은 내가 싱가포르에 놀러 왔다!라고 제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이곳, '바샤 커피'다.


작가의 이전글 해외에서 일합니다 - 단, 쪽팔림을 곁들인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