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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린 Sep 29. 2019

당신도 기념품만 보면 두근거리나요

싱가포르 무스타파 몰엔 다 있다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 '집을 깨끗이 정리하고 싶다면 여행 마그넷부터 버려라.'


 그만큼 세상 쓸데없는 물건이 여행에서 잔돈으로 줍줍 해 온 기념품이란 뜻이다. 하지만 난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곤도 마리에의 미니멀리즘이 미친 듯이 열풍 하는 가운데, 계속해서 소확행을 외치며 스티커와 귀걸이를 사모은 게 나란 사람이다.


 딱히 이렇다 할 유명한 기념품이 없었던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서도 탐험하는 여행가마냥 기념품을 곳곳에서 찾아내 결국 '기념품 떼샷'을 찍었다. 지금은 일본 제품 소비를 덜 하지만 한 3년 전 후쿠오카 여행에선 귀엽고 예쁜 것은 구매대행이라도 할 듯이 주저 없이 결제했다. 심지어 주부도 아닌데 밥주걱과 그릇을 샀을 정도.


 스페인에서도 축알못임에도 FC바르셀로나 티셔츠를 샀고 집에선 LA 다저스 야구 유니폼을 즐겨 입고 있다. 무엇보다 한 6개월 정도 해외에 머물다 한국을 잠깐 들렸을 땐 한 번 들르고 안 올 관광객이라도 된 것처럼 다이소와 올리브영, 로드샵을 오가며 물건들을 구경하고 또 구매했다.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은 때로는 쓸모없지만 때로는 큰 역할을 할 때도 많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동료에게 제일 먼저 꺼내서 대화의 소재를 만들어준 것이 바로 기념품이었다. 또 카야잼(싱가포르 대표 기념품)을 단 2달러에 살 수 있는 상점을 알게 해 준 것도 기념품이었다.


 각국의 다양한 모양의 마그넷과 스타벅스 컵, 타이거 크림, 약국 화장품, 말린 망고 등은 단순히 그가 갖고 있는 본래 기능을 넘어서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적은 가격에 많이 선물할 수 있다는 가심비와 함께 다시는 못 살 것 같은 '뭔가'를 쟁여온 뿌듯함을 느끼며, 나만 놀러 갔다 온 것 같은 휴가(한국 일부 사내 분위기)의 죄책감을 기념품을 나눠주면서 덜기도 한다.


타이거밤부터 달리치약, 카야잼 등 온갖 기념품을 판매하는 '무스타파 센터'

 이렇게 각국의 기념품을 찬양하는 나에게 싱가포르 '무스타파 몰(MUSTAFA Mall)'은 최적의 쇼핑몰이었다. 싱가포르 차이나타운과 세랑군 로드 등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은 온갖 기념품과 식료품, 약, 화장품, 옷 등을 판매하는 대형 센터 몰이다.


 이곳에서 싱가포르의 가장 대표 기념품인 타이거밤은 일반 드럭스토어의 거의 반값 가격에 판매하고 대만이나 홍콩 등 다른 국가에서 주로 사 오는 달리 치약도 저렴한 가격에 종류별로 판매한다. 무엇보다 가장 가성비 좋은 기념품은 카야잼이다. 캐리어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2~3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정말' 맛있는 카야잼을 맛볼 수 있다. 카야토스트 매장에 판매하는 잼이 5달러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다.

싱가포르 대표 기념품인 카야잼과 타이거밤(2~3,000원)
보다 이국적인 두리안초콜릿과 라스굴라(각 4,500원 정도)


 독특한 디저트도 한가득이다. 한 때 유튜브 먹방 소재로 난리였던 인도 치즈인 '라스굴라'와 '굴랍자문'부터 '두리안'이 들어간 초콜릿과 누텔라맛 잼을 듬뿍 넣은 비스킷 샌드위치 '하누타' 등 선물하기 좋은 과자들이 많다.


 또 싱가포르와는 특별한 연관이 없어 보이는 히말라야 핑크 솔트까지 2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외 약국 화장품과 브랜드 옷과 신발 등도 다른 층에서 판매하고 있다. 거의 지하 1층~5층의 거대 규모다 보니 처음엔 '초콜릿 코너' 하나만 찾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만약 당신도 나처럼 기념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무스타파 몰에 가보길 바란다.


*팁: 양 손 가득 무거운 것을 들고 호텔로 돌아갈 땐 공유택시 그랩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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