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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린 Oct 05. 2019

15년 동안 '이 만두'를 먹는다면 괜찮을지도

#싱가포르 #만두 #여행 #맛집 #빅토리아스키친 #singapore

 누군가 싱가포르의 먹거리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카야토스트와 칠리크랩, 갈비탕, 그리고 바로 이 만둣집이다.


 항상 냉동만두나 분식점 만두, 혹은 짜장면집 군만두만 먹어서 그런지 대단한 요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만둣집은 정말 달랐다. 만두피는 투명하고 쫄깃한 데다 속은 꽉 차서 돈이 아깝지 않고 나오는 속도도 빠르다. 무엇보다 선택할 수 있는 만두 종류가 많다. 이 정도 수준의 만두라면 올드보이에서 15년 동안 먹는 만두도 나쁘진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한국에도 물론 맛있는 새우완탕면이나 소룡포를 잘 만들어내는 유명 식당들이 있긴 하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에 있는 이 만둣집은 크게 고급스럽진 않지만 가성비와 맛 퀄리티 면에서 상당히 괜찮다. (사실 알려주기 싫을 정도로 엄청 맛있다.)

만두의 최상의 맛을 끌어올린 것 같은 '빅토리아스 키친' *사진은 새우만 들어있는 만두.

 '빅터스 키친(Victor's kitchen)'은 만두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식당이지만 에그타르트나 닭발 같은 서브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지점은 총 2곳으로 '선샤인플라자'와 '차이나타운 포인트 마켓' 안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일본인 친구와 그 유명하다는 국립미술관 라이트쇼를 보러 가기 전 들렸던 식당인데, 사실 화려했던 라이트쇼보다 이 만둣집이 더 기억에 남는다.


1. 새우시금치 만두


 가장 추천하고 싶은 만두 1위는 '새우시금치 만두'. 이곳엔 새우 만두가 대략 세 가지 종류가 있지만 이게 가장 실속 있고 맛있다. 속이 톡톡 터지는 말랑한 새우와 시금치로 꽉 차 있고 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만두피가 투명하고 쫄깃하다. 가격은 3알에 4.8 SGD = 약 4,200원 정도. 다른 종류도 가격대는 비슷하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을 땐 이것 하나만 시켜도 충분할 정도지만 먹다 보면 자연스레 다른 만두도 기대하게 된다.

새우시금치 만두와 킹새우 만두를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가격이 다르다)


2. 소룡포(샤오룽바오) & 라바만두


 두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종류는 '소룡포'와 '라바 만두'. 소룡포는 웬만한 유명 프랜차이즈와 맞먹는 수준이다. 안에 들어있는 육즙이 느끼하지 않고 크기가 너무 작지 않아서 좋다. 또 함께 나오는 간장 소스도 적당히 새콤하고 너무 짜지 않아서 곁들이기 제격이다.


 라바 만두는 정말 노란색 애벌레 캐릭터인 '라바'가 생각날 정도로 속에 품고 있는 크림이 노-랗다. 만두에 들어 있는 노란 크림은 부드럽다기보단 꾸덕할 정도로 밀도가 높고 달걀 맛과 커스터드 맛이 강하게 난다. 다른 메뉴는 식사 대용으로 다 즐기고 마지막에 디저트로 다시 한번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라바 만두는 디저트로 먹기에 딱 좋다. 꼭 마지막에 따로 시켜 따뜻하게 먹도록 하자.


3. 고기만두와 새우만두


 이곳의 고기만두는 한국에서 파는 고기만두와는 사뭇 다르다. 크기나 만두피는 거의 비슷하나 속을 열었을 때 돼지고기와 당면, 부추 등이 섞여 있는 한국 만두와는 다르게, 이곳의 고기만두는 고기와 소스로 속을 채워 넣었다. 더 맛이 자극적이고 식사대용보다는 별미라는 느낌이 강하다. 또 채소가 섞이지 않은 새우만두는 식감은 좋으나 크기가 작아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전히 맛은 있다.


 이밖에도 싱가포르에선 '팀호완'의 돼지고기 번 만두나 '딘타이펑'의 만두들도 즐길 수 있다. 다만 다양하고 푸짐하게 먹고 싶다면 '빅토리아스 키친'을 추천한다. 지점을 고르는 팁이라면 차이나타운 지점이 더 깨끗하고 사람이 없으며, 선샤인 플라자 지점은 조금 손님이 많아 바쁜 편이고 자리도 비좁다. 차이나타운 포인트몰에서 밥을 먹고 차이나타운으로 나가 구경하는 코스면 괜찮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가끔은 손님이 많아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현금 결제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너무 너무 맛있기 때문에 두 지점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찾을 생각이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쓴 뒤 남편과 나는 만두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별점은 위 지점이 더 높지만 개인적인 추천은 아래의 차이나타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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