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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린 Oct 13. 2019

한달살기로 싱가포르가 최적인 이유

해외 한달살기, 싱가포르 어때요?

 언제부턴가 해외 '한달살이'가 직장인들의 버킷리스트에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육아 문제로 퇴사한 회사 선배의 가장 첫 번째 꿈이 해외 한달살이었다. 얼마 전 육아휴직을 낸 또 다른 선배도 제주도에서 아들 둘과 한달살이를 하고 돌아왔다. 30일 남짓한 시간은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아 해외에서 리프레시하기에 딱 적당하다.


 약간 아쉬운, 하지만 기분 좋게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한달살이. 혹시 누군가 해외 한달살이를 고민 중이라면 주저 없이 싱가포르를 추천하고 싶다. 한국과 닮아서, 또 달라서 좋은 싱가포르에 대해 알아보자.


 1. 영어를 쓰지만 영어를 못 해도 된다

 싱가포르에선 기본적으로 영어로 소통한다. 중국인 비율이 70%, 말레이계는 13%, 인도계는 9%가 넘는다지만 그들도 주로 영어를 사용하고 또 잘한다. 억양은 서양인과 다를지 몰라도 의사소통 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동시에 못 해도 된다. 정확히 말하면 '못 해도 쪽팔리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단 뜻이다. 워낙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고 또 다른 억양과 제스처, 문화가 혼종 돼 있기 때문에 그들도 서투른 영어를 이해하고 기다려준다. 한국인 특유의 '틀리면 쪽팔림'의 벽을 깰 수 있는 좋은 나라다. 그래도 한 달 동안 사는데 의사소통 하나는 편해야 하지 않을까.


2. 완전한 다문화, 다국적 국가다

 인종 차별당할 걱정 없다. 여기서 살다 보면 중국인과 인도인부터 시작해서 일본, 독일, 태국, 스위스,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직과 학업, 여행 등 저마다 싱가포르를 찾은 이유는 다르지만 어쨌든 '여긴 다른 나라다'라는 생각이 디폴트로 깔려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가성비 좋은 한달살이가 될 것이다. 터키와 중동 국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아랍스트리트부터, 화려하고 북적거리는 차이나타운, 심지어 한국 식당이 즐비한 탄종파가 로드까지 한 나라에서 즐길 수 있다.


3. 안전, 또 안전하다

 치안이 좋다. 지하철에선 그 흔한 몰카 딱지 하나 없고 화장실에도 몰카 설치 흔적인 따발총 같은 자국도 절대 없다. 역마다 가이드가 지키고 있다. 싱가포르는 법이 강한 도시 나라다. 껌도 못 씹게 법으로 만들었는데 다른 법이라고 오죽할까. 여자들은 더운 날씨 때문에 끈나시 원피스를 즐겨 입고 공유택시인 '그랩(grab)'을 자주 이용한다. 시원하게 입었다고 뚫어져라 보는 사람도, 정치나 결혼 운운하며 훈수 두는 택시기사도 없다. 또 한국과 길어야 6시간 거리라 큰일이 생기거나 아프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여지도 주어진다.


4. 서울과 비슷한 음식, 소모품 물가

 싱가포르에 오기 전, 두바이에 한 달 동안 머물렀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물가였다. 뭐만 집었다 하면 만 원이 훌쩍 넘고 웬만한 식당에선 두 명에 3만 원 이상이 기본이었다. 가위나 펜, 손톱깎기 같은 소모품들도 손을 덜덜 떨면서 구매했기 때문에 한국을 다시 찾았을 때 다이소가 얼마나 감사했던지. 반면 싱가포르는 가격이 좀 높은 상점이나 식당도 있었지만 미친 듯이 싸다 싶은 곳도 많았다(이전글 참고). 특히 식당을 한 군데 모아놓은 '호커센터' 덕분에 여기선 최소 3~5달러면 한 끼를 기분 좋게 해결할 수 있다. 음식도 입맛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맛있다. 다만 특정 음식만 판매하는 아랍스트리트나 대형 쇼핑몰의 유명 식당들은 가격대가 좀 높은 편이다.


5. 어쨌든 외국이다

 귀한 휴가에 돈까지 썼는데, 혹은 퇴사까지 했는데 한국이랑 별 다를 바 없는 해외 살이라면 한 달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새로운 문화나 배울 거리, 최소한 인생샷이라도 들고 가야 돌아가서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선 '한 달 동안 지루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넣어둬도 좋다. 현재 5개월을 넘게 살고 있는 나로서는 매일이 새롭고 가볼 곳 투성이다. 매 주말 새로운 쇼핑몰과 거리, 식당을 투어 하느라 그 유명한 나이트 사파리를 아직까지도 안 가봤을 정도다.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해변이 있고 지하철 역마다 색깔이 다른 쇼핑몰이 사람들을 반긴다. 또 마음만 먹으면 발리나 쿠알라룸푸르 등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교통수단이나 공항 등의 인프라도 수준이 뛰어나며, 갤러리나 관광지, 바 등의 놀거리도 넘쳐나는 곳이다.


 물론 싱가포르라고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교적 첫 해외 한달살이 도전에 최적인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해외에서 한달살기, 도전하고는 싶은데 너무 낯선 도시가 꺼려진다면 싱가포르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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