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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이스 Aug 22. 2023

그래도, 개네들은 니 사촌이다

나에게는 친삼촌이  두 분 계신다. 70년생 개띠로 태어난 삼촌은 우리 엄마를 너무 힘들게 했다. 삼촌 때문에 울고 있는 엄마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  우리 가족에게 불화를 안겨주는 삼촌이 미웠다. 그래서 그 아들들이 싫어 졌다. 친척이지만 남 보다도 못 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못 본척 지나갔다. 그런 나의 행동이 그 애들에게 상처를 줬을까?


어느날 삼촌이 나에게 말했다. “나를 미워하는건 상관 없지만, 그래도 개네들은 니 사촌이다.” 머리가 띵하게 아파왔다. 나의 무심한 행동이 그 어린애들에게 상처로 다가왔던것 같다. 친척이라곤 우리 밖에 없는데, 그렇게 모르는 사람인냥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못 본척 지나 쳤으니, 나름 힘들었던것 같다. 그래서 아빠에게 말했는지, 삼촌은 할아버지 생신에 모인 자리에서 그렇게 말했다.


난 그냥, 내 나름의 소심한 복수를 했을 뿐이다. “그래, 없는 사람 취급하자.” 작은 동네라 길거리에서 부딛칠 일이 많았지만 모르는척 지나칠 일이 다반사였다. 그쪽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길래 괜찮은줄알았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그게 아니였던것 같다. 사촌 형, 누나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것 같다.

미안한 마음에 동생들을 데리고 상점으로 갔다. 맛있는 사탕과 과자를 사주고 싶었지만 돈이 똑 떨어졌다. 할아버지 생신 준비를 하느라 과소비 한듯 하다. 유일하게 사줄수 있는건 껌 한 박스였다. “나중에 더 맛있는걸 사줄께” 라고 하면서 껌을 내밀었다.동생들은 별거 아닌데도 싱글 벙글 너무 좋아했다. 그게 내가 사촌들에게 사준 유일한 선물이 될줄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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