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에 깃든 여백에서 보이는 것들

by 온은

반대편에 앉아 있는 친구를 볼 때 나는 그 눈과 눈 사이의 여백에 담긴 것을 보려고 한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서로 맞닿는 지점보다 그 사이의 공백이 많은 것을 결정짓는다고 느껴서.


당연한 말이지만 환경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회사를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뵌 선생님은 내가 성형수술을 하고 온 줄 아셨다고 했다. 농담처럼 말씀하셨지만 바뀐 점을 설명하시는 그 말들이 내게 꽤나 진심처럼 들려왔다. 눈빛에 총기가 더해져 인상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말씀이었다. 한국을 떠난 지 6개월 만에 만난 친구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인상이 더 너그러워졌다고 했다. 편안해 보인다는 뜻이었다.


사람은 짓는 표정으로 서로에게 많은 것을 전한다. 그 표정이 삶의 무게와 여유를 드러낸다. “요즘 좋아 보여,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야”라는 말은, 눈과 눈 사이의 간극에 흐르는 여유와 진실한 웃음이 담긴 얼굴을 본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그런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반기는 사람의 얼굴을 오래 기억하려 노력한다. 그 순간의 눈빛, 어쩌면 그 사람의 가장 빛나는 찰나일지도 모르는 그 순수한 눈을 마음에 새기려고.


시간이 흐르면 그때와 같은 눈빛을 못 볼 수도 있기에, 가졌던 그 안의 작은 빛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도 알아서. 나 역시 매일 다른 얼굴로 살아감을 느끼기도 하니 말이다.


이 수많은 간극과 여백의 한 가운데 나는 네가 잘 지내기를 바라며 지내고 있어, 진심으로. 우리, 각자의 시간 속에서 잘 버티다가 편안한 얼굴로 다시 만나기를. 별 일은 없고 안부를 전하고 싶은 오늘 같은 날 어쩌면 같은 선상에 서서 살아갈 우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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